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지방 대형도시정비사업의 수주를 잇달아 노리고 있다.
윤 사장은 올해 지방에서 대형도시정비사업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지방사업의 수주를 쌓아 3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에 오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2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건설이 전북 전주 하가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3월31일 마감된 시공사 선정입찰은 현대건설 단독입찰로 유찰됐는데 4월 말까지 진행되는 2차입찰과 이후 수의계약 여부를 결정할 3차입찰에서도 단독입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주 하가구역 재개발사업은 입찰보증금 200억 원을 현금으로만 받는 까다로운 입찰조건을 내건 데다 현대건설로 조합원 마음이 기울어 있어 다른 경쟁자가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 하가구역 재개발사업은 전주 덕진구 덕진동2가 일대에 1994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가 6천억 원 규모로 추산돼 올해 예정된 도시정비사업 가운데 규모가 큰 곳으로 손에 꼽힌다.
윤 사장은 올해도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에 오르려면 전주 하가구역 재개발사업 등 지방 대형도시정비사업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서울보다 지방에 대형도시정비사업이 많이 몰려 있어 이를 수주할 수 있느냐에 따라 수주순위가 크게 갈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지난해 주택사업본부장으로서 뛰어든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에서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등 서울 대형 도시정비사업을 따내 현대건설의 2년 연속 수주 1위를 이끌었다.
윤 사장은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 당시 “집주인의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직접 조합원이 되는 전례없는 전략으로 수주전 승기를 잡았는데 올해 지방에서도 이런 승부사적 면모를 보여주고 3년 연속 수주 1위를 달성할지 주목된다.
현대건설의 1분기 도시정비사업 수주내용을 살펴봐도 지방 대형사업의 중요성은 확인된다.
현대건설은 1분기에 3건의 수주로 5천억 원가량의 수주액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 대전 도마·변동1구역 재개발사업(3737억 원)을 제외하면 리모델링사업 1건과 소규모 가로주택정비사업 1건으로 수주액을 채웠다.
리모델링사업과 가로주택정비사업이 도시정비사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은 시장규모가 작아 윤 사장이 주요 공략대상으로 삼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윤 사장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지방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지난해에는 6월에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며 일찌감치 1위 자리를 굳혔지만 올해는 지방의 3천억~4천억 원 규모 중대형도시정비사업 수주 결과에 따라 순위가 수시로 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현대건설의 도시정비수주 1위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는 GS건설이 꼽히고 있다. GS건설은 부산에서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사업 여러 건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사장이 2분기부터 추가로 뛰어들 것으로 보이는 지방 대형도시정비사업으로는 부산 동구 좌천·범일통합2지구 재개발사업이 꼽히고 있다.
현대건설은 3월15일 열린 좌천·범일통합2지구 재개발사업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다.
좌천·범일통합2지구 재개발사업은 부산 동구 범일5동 68-119번지 일대에 지하 6층~지상 최대 60층, 8개 동으로 2500세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6천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주전 입찰 여부를 언제 공개하느냐는 도시정비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이기 때문에 아직은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도 “좌천·범일통합2지구 재개발사업은 내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