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 사장이 ESG경영에서 갈 길이 멀다.
수산업을 핵심으로 하는 만큼 그동안 바다 환경보호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ESG평가에서 최근 환경조차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 대표는 환경을 비롯해 ESG경영의 또 다른 축인 사회나 기업지배구조에도 시선을 돌리고 있다.
1일 동원산업에 따르면 기존에 환경에만 초점을 맞췄던 비재무적 관리체계를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를 뜻하는 ESG경영 트렌드에 맞춰 사회와 지배구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동원산업은 최근 사설 평가기관인 한국지배구조원의 2020년 ESG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으면서 대응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관은 동원산업의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 분야에 대해 각각 C, B, B+ 등급을 줬다.
특히 필(必)환경 경영을 내걸고 환경경영에 많은 투자를 해 온 동원산업에게 환경부문에서도 C등급을 부여했다.
한국지배구조원은 동원산업이 직접 환경을 파괴하는 플라스틱 사용 저감 노력을 기울였으나 탄소 저감 및 에너지 저감과 관련해서는 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않은 점을 들었다.
이를 두고 원양어업을 하는 수산기업에게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과 동원산업이 사회공헌과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분명 최근의 추세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시선이 엇갈린다.
동원산업은 ESG전담조직을 별도로 두지 않고 있으며 사회 측면에서 봉사활동조직을 운영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다른 국내 대기업들이 ESG조직을 바탕으로 전방위적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과 비교된다.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감사위원회를 만들지 않고 상근감사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미흡한 점으로 꼽힌다.
이런 점들은 동원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기업으로서 식품수산업에서도 선도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동원산업은 국내 1위 수산기업으로 수출액(약 1조2천억 원) 기준 시장 점유율은 43.2%에 이른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달라진 국민 눈높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올해부터 사외이사를 늘리고 감사위원회 설치 등 ESG경영 강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동원산업의 비재무적 관리의 초점은 환경경영에 맞춰져 있었다.
동원산업은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B2C) 비중이 제한적으로 그동안 글로벌시장에서 중요하게 보는 환경경영에 초점을 맞췄던 것으로 보인다.
이명우 대표는 2019년부터 '필(必)환경경영'을 동원산업의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고 환경경영을 위해 사업조직과 조업방식 등에 변화를 줘왔다.
그는 환경경영을 위한 조직을 별도로 만들고 40개 선박에 플라스틱관리팀을 구성해 플라스틱 사용 실태 등을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동원산업은 플라스틱 집어장치를 생분해 소재 등으로 교체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해 이를 통해 2022년까지 원양어선 40척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양을 약 65.4% 줄인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이 대표는 3월31일 국제해양관리협의회(MSC) 행사 ‘해양수산부문의 지속가능 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챌린지’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동원산업은 2019년부터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경영을 비전으로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다각적 노력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산업이 그동안 주로 환경분야에 신경을 쓴 까닭은 해외시장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문화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원산업은 수출비중이 48.4%이 이르는데 대상국은 대부분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이다.
이런 나라에서는 최근 들어 단순히 청결한 고품질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닌 어떤 조업방식이 사용됐는지, 탄소 및 플라스틱 배출을 적절히 통제했는지,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펴는지 등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면서 동원산업은 지난해부터 국제해양관리협의회(MSC) 인증을 받은 '착한참치' 제품을 국내에 유통하기 시작했다.
동원산업은 2020년 연결기준 매출 2조8573억 원, 영업이익 3065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58.3%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