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음원 스트리밍플랫폼 멜론의 분사를 왜 결정했을까?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상장을 추진하는 만큼 멜론과 합병을 추진해 기업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카카오 멜론 분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합쳐 '매출 1조 회사' 만드나

▲ 멜론 로고. <카카오>


23일 카카오에 따르면 29일 주주총회에서 카카오 내부조직인 멜론을 멜론컴퍼니로 분사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안건이 의결되면 멜론컴퍼니가 6월1일 출범하게 된다. 

멜론은 카카오 뮤직콘텐츠부문의 핵심 수익원이다. 국내 음원시장에서 점유율 41%를 차지하고 있고 월간 사용자(MAU) 수도 지난해 6월 기준 628만 명에 이른다. 

카카오가 이런 ‘알짜’ 조직인 멜론의 분사를 결정한 배경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르면 올해 말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이 합쳐진 합병법인이다. 두 회사의 2020년 매출을 살펴보면 카카오페이지 3748억 원, 카카오M 2708억 원이다. 

카카오는 멜론의 별도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멜론이 카카오에 합병되기 전인 2017년 실적을 살펴보면 연간 매출 4696억 원에 이르렀다.

멜론은 카카오에 합병된 뒤에도 국내 음원서비스시장 선두를 지켜왔다. 카카오의 뮤직콘텐츠부문 매출도 2018년 5329억 원에서 2020년 6126억 원으로 14.9% 증가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멜론컴퍼니까지 합쳐지면 단순합산으로도 연간 매출 1조1천억 원 이상을 안정적으로 거두는 종합콘텐츠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멜론컴퍼니를 합병한다면 연간 영업이익도 1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장 이전에 두 회사가 합쳐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이사들이 멜론컴퍼니 경영을 사실상 책임지게 된 점도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멜론컴퍼니 대표이사는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이사다.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이사도 멜론컴퍼니 사내이사로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멜론컴퍼니가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되 콘텐츠 가치사슬(밸류체인)을 형성하면서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웹툰·웹소설 원작으로 만든 영상콘텐츠의 OST를 멜론에서 음원으로 스트리밍해 매출을 거두는 등의 방식이다.

카카오는 지금까지 수익성 또는 성장성 높은 사업을 수행하는 조직을 종종 분사해 왔다. 독립기업이 되면 의사결정과 사업 전개의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분사된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거나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카카오 전체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이사도 2020년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지난 몇 년 동안 가능성이 큰 사업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빠르게 분사하고 성장 도약점에 있는 회사는 투자 유치와 상장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전문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카카오 공동체 안에서 적극 협업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배구조체제를 확립하는 차원에서 멜론의 분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