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최광호 사장은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공모에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은 대지면적 11만5927㎡ 규모의 수서역 환승센터를 상업, 숙박시설 등으로 개발해 30년 동안 운영하며 수익을 내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1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공모 마감은 4월22일로 예정됐다.
이 사업은 지난해까지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국가철도공단이 토지이용료 상한선을 정하고 각종 기여금을 줄이기로 하면서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회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 사장은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을 따내 역세권 개발의 강자로 확실히 자리매김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은 2019년에 사업비 1조6천억 원 규모의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지난해에 9천억 원 규모의 대전역세권 개발사업 등 굵직한 역세권 개발사업을 잇달아 따냈다.
올해 역세권 개발사업 가운데 최대규모로 꼽히는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까지 수주한다면 최 사장은 향후 나올 역세권 개발사업 수주전에서도 풍부한 경험을 내세워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있다.
공모개발사업은 비슷한 종류의 시공 실적, 자금조달 방법 등을 주요한 평가기준으로 보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최 사장이 경쟁을 치러야 할 상대로는 HDC현대산업개발, 신세계백화점 등이 꼽힌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들도 모두 공모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며 수주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열어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역 개발사업,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등 서울 시내에서 대규모 역세권 개발사업을 수행한 강자로 꼽힌다.
HDC아이파크몰, HDC신라면세점 등 유통계열사까지 갖춰 복합개발사업 시공 이후 운영에서도 강점을 갖추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반포의 경부고속터미널 일대 개발을 통해 복합개발사업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경쟁자들과 달리 서울 남동권에 매장을 갖추지 못한 데다 백화점 출점을 제한하는 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 매장을 늘릴 수 있는 이번 기회를 잡으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사장으로서는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만큼 최근 역세권 개발사업을 잇달아 따낸 한화그룹 컨소시엄 전략을 다시 꺼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최 사장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에스테이트, 한화역사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각각 제치고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한화그룹 각 계열사들은 숙박시설 운영, 부동산임대, 역사 운영 등에서 장점을 갖춘 만큼 한화건설이 주도하는 한화그룹 컨소시엄은 역세권 개발사업에 최적화된 팀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번 공모에서 최대 5개 회사까지 컨소시엄이 구성될 수 있는 만큼 최종 입찰을 앞두고 건설사와 유통회사가 손을 잡는 등 사업 수주가 유리한 구성으로 대기업 사이에서 합종연횡이 이뤄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최 사장도 건축사업본부장 시절인 2012년부터 ‘새로운 도전’을 강조해 온 만큼 한화건설이 뜻밖의 방식으로 수주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유통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유통기업은 사업 주관보다 매장 임대에 관심이 클 수도 있다”며 “입찰 마감을 앞두고 한화건설이나 HDC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사들이 대형 유통기업으로부터 협력 제안을 받는다면 예상하지 못한 컨소시엄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