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설비투자액 확대를 제한하면서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됐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7일 삼성전자의 2020년 4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실적 외에 눈여겨 봐야할 내용으로 설비투자 계획(가이던스)과 주주환원정책을 꼽았다.
설비투자액(CAPEX)은 메모리반도체산업 주기의 선행지표로 작용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는 내용이다. 관련 장비·소재업체의 매출 전망에도 영향을 미친다.
김 연구원은 2021년 삼성전자의 설비투자액을 메모리반도체 24조 원, 시스템반도체 11조 원 등 35조 원으로 추정했다. 2020년 29조 원보다 조금 늘어나는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삼성전자가 1월 말 실적설명회에서 설비투자 방향성을 제시한 경우는 드물다”면서도 “삼성전자의 투자기조는 파운드리는 공격적으로, D램은 보수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주환원정책은 영업현금흐름(OCF)에서 설비투자를 차감한 잉여현금흐름에 기반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상속 등 지배력 변화 과정에서 주주환원정책이 후퇴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설비투자를 무작정 증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현재 산업구도로 볼 때 파운드리 투자는 필연적으로 증가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극자외선(EUV) 공정의 본격적 도입으로 파운드리 설비투자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결국 D램 투자가 억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서는 “3개년 주주환원계획 종료에 따른 특별주주환원으로 7조 원대 이상 배당이 도출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여기에 4분기 배당 2조4천억 원을 고려하면 연말 주주환원 수익률은 2%를 상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그룹 내 지배력 변화 과정의 특수성이 반영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아닌 배당으로 주주환원이 집행된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조만간 발생할 상속문제를 염두에 두면 자사주 매입보다 배당이 효율적이며 규모는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신규 주주환원 3개년 계획은 제시되는 표면적 정책보다 실제 결과물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