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스마트홈과 구독경제에서 코웨이와 시너지를 내기 위한 행보를 구체화하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이사회 의장의 신임을 받는 인사들이 코웨이 안팎에 자리잡기 시작했고 코웨이 내부에서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IT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넷마블은 코웨이의 인수후통합(PMI) 절차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들어가면서 두 회사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코웨이는 구독경제 기반이 될 렌털 소비자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2020년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코웨이의 전체 국내 렌털계정 수는 629만2천 개에 이른다.
말레이시아와 미국 법인의 렌털계정까지 더하면 800만 개에 가까워진다. 이 지역의 렌털사업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잠재적 성장성도 높다.
넷마블은 인공지능분야에 강점을 지녔다. 2011년부터 게임에 관련된 인공지능을 연구해 왔고 2016년부터 전담조직인 AI센터를 중심으로 대규모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넷마블 게임에 적용된 음성인식기술 ‘모니카’는 2020년 글로벌 인공지능 콘퍼런스에서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의 논문 심사관 전원에게 만점을 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넷마블은 1년여 전 코웨이를 인수할 때부터 스마트홈과 구독경제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최근 관련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김동현 넷마블 AI센터장 상무는 1월에 신설된 코웨이 DX센터장을 겸직하게 됐다. DX센터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등을 접목한 제품과 서비스플랫폼을 만드는 역할을 담당한다.
서장원 코웨이 각자대표이사 내정자도 2월부터 코웨이를 이해선 대표와 함께 이끌게 됐다. 서 내정자는 넷마블 출신으로 코웨이 인수를 주도한 바 있다.
서 내정자가 대표에 오르면 코웨이에서 미래전략과 글로벌 경쟁 강화에 관련된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웨이는 넷마블에 인수된 이후 인공지능을 접목한 정수기를 출시하는 등 기술력 높이기에 주력해 왔다. 서 내정자가 추진하는 미래전략도 같은 방향을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코웨이가 2017년 특허청에 출원했던 ‘MUVi’ 상표권의 이미지를 최근 다시 출원한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처음 특허를 출원했던 당시 MUVi는 거울 기능이 부착된 디스플레이 장치로 분류됐다. 이와 관련해 코웨이가 거울을 보면서 정보를 습득하는 등의 사물인터넷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코웨이가 앞으로 넷마블의 서울 구로 신사옥에 입주하게 되면 양쪽의 교류와 확대도 물리적 결합을 통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은 구로 G스퀘어를 신사옥으로 삼아 본사와 계열사를 한데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코웨이도 이르면 올해 1분기 안에 입주할 방침을 세웠다.
코웨이 관계자는 “넷마블이 선도적 IT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코웨이 제품과 긴밀하게 연결해 두 회사의 시너지를 본격적으로 창출하려 한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코웨이를 인수한 이후 인수후통합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왔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인수 직후인 2020년 2월 코웨이 이사회에서도 의장을 맡으면서 인수후통합 절차를 신경 써서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시 서 내정자도 넷마블에서 코웨이로 자리를 옮겨 경영관리본부장 부사장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경영에 참여해 왔다.
서 내정자는 이 대표와 함께 코웨이 CS닥터 노조와 회사의 갈등을 봉합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CS닥터는 정수기 설치·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이다.
코웨이는 2020년 10월 기업 홍보와 제품 로고 등에 적용하는 기업이미지(CI)를 바꾸면서 넷마블과 브랜드 이미지를 통합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