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올해 투자, 보험, 대출 세 가지 축의 금융 사업을 완성단계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서비스를 시작으로 신용조회, 간편보험, 대출비교, 자산관리 등 금융사업을 확대해왔는데 올해는 투자, 보험, 대출 3개 축을 중심으로 금융상품 다각화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류 대표가 대출부분에서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구축해 중금리대출시장에 진출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는데 그동안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카카오뱅크와 시너지 창출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초 카카오는 금융계열사로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두고 있어 두 계열사 간에 막강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17년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해마다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각자 사업영역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에도 5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사이에 계좌 연결 인증절차를 간소화하고 금융자산 관리서비스를 연동하는 수준에 그쳤다. 사업 단위 수준의 협력은 아직 추진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다만 류 대표가 중금리대출시장에 진출하며 카카오뱅크와 협업에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핀테크기업으로 여신전문금융업 허가가 없어 직접 대출을 실행할 수 없다. 대신 예금이나 대출심사 등 금융사의 핵심업무를 대신해주는 지정대리인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가 기존에 금융이력이 부족해 대출을 받지 못한 씬파일러를 위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해 대출심사를 진행하고 지정대리인으로 선정해준 금융사가 대출을 실행하는 것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SC제일은행과 손잡고 2020년 9월 핀테크 업계 최초로 소액 단기 신용대출상품인 'SC제일토스대출'을 출시했다. 네이버파이낸셜도 2020년 12월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을 시작했다. 두 곳 모두 지정대리인제도를 활용해 대출시장에 진출했다.
카카오페이는 지정대리인제도를 활용해 카카오뱅크와 협력할 공산이 크다. 대출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금융사에 핵심기술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핀테크기업들은 기존에 보유한 비금융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만들어 대출고객의 신용을 평가하는 만큼 대안신용평가모형이 대출시장 진출에 핵심 경쟁력이다.
앞서 비바리퍼블리카와 네이버파이낸셜 사례를 살펴봐도 SC제일은행은 비바리퍼블리카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토스뱅크'에 지분 참여를 하고 있고 미래에셋캐피탈은 네이버파이낸셜에 직접 지분을 투자했다.
카카오뱅크도 카카오페이와 협력으로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겠다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8년 10월 '중금리대출 발전방안 간담회'를 통해 2019년부터 해마다 1조 원씩 모두 4조1천억 원 이상의 중금리대출상품을 공급해 정책중금리 상품인 사잇돌대출을 활성화하고 자체 중금리상품 출시로 이자부담 경감을 돕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1조 원 이상 중금리대출을 공급했지만 정책중금리대출상품인 '사잇돌대출' 비중이 90%에 이르렀다.
카카오페이와 중금리대출에서 협력하면 자체신용에 기반한 중금리대출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제휴사나 출시 일정 등 세부 사항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의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