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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창수 GS그룹 회장 |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재계를 향해 ‘안전경영’을 특별히 주문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문제가 기업의 핵심가치로 떠오른 데 따른 것이다.
허창수 회장은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원사들에 서한문을 보내 안전경영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허 회장은 서한문에서 “안전경영 매뉴얼 재정비와 사업장 내 안전설비 점검, 상시 안전사고 대비체계 구축, 임직원 안전교육 등 안전 경영에 더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허 회장은 “협력사들의 안전설비 진단과 임직원 안전교육 지원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전경련은 이날 강원도 태백의 ‘365세이프타운’에서 전경련 및 5개 유관기관 임직원 250명이 참가한 재난안전 체험훈련을 실시했다. 지난달 중순 서울 영등포소방서와 함께 전경련 전 직원들이 참가해 소방훈련을 하기도 했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이번 훈련은 경제계가 앞장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취지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안전경영을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GS그룹에서도 안전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GS 밸류 크리에이션 포럼’에서 “GS그룹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문화를 정착시키자”고 말했다.
허 회장은 세월호 사고를 언급하며 “사고발생을 근본적으로 막고 원인을 제거하는 등 안전 기본원칙을 철저히 다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사소한 위험 요소라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위기대응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포럼이 끝난 뒤 강원도 동해시에 있는 GS동해전력(구 STX전력) 석탄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찾았다. 허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조기완공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GS 동해석탄발전소는 오는 2016년 6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중이다.
허 회장이 연일 안전을 강조하는 까닭은 세월호 사고 이후 기업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안전사고는 과거와 달리 기업에 단순히 타격을 입히는 데 지나지 않고 이제 기업의 존폐까지 위협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특히 허 회장은 지난 1월 발생한 GS칼텍스의 기름 유출사고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GS칼텍스는 현장에 부두와 선박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해무사’가 없었고 사고 후 초기대응이 미흡해 사고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기름 유출량을 조직적으로 축소·은폐해 도덕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일부에선 허 회장이 최근 정치권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각종 안전 법안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업활동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규제가 만들어지기 전에 경제계가 스스로 안전을 강화하겠단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6월 ‘산업안전보건범죄의 단속 및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을 발의했다. 사업장 노동자가 사망한 경우 사업주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 등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검토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개정안은 작업중지권 적용 사업장을 확대하고 발동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주요 뼈대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