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2상 대상 환자 모집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는 9월20일에 처음으로 혈장 치료제를 환자에 투약함으로써 임상2상을 시작했고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허은철 사장은 임상2상을 마친 뒤 이르면 올해 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받는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당초 모집 환자 목표인 60명에 미달한 22명만 모아 임상2상 진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이번 중증환자의 완치 판정을 통해 제약바이오업계는 GC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향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 만큼 중증환자의 임상2상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일선병원 의료진의 치료 목적 사용승인 신청도 더욱 늘어나 치료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최근 치료 목적 사용승인을 받아 사용되는 코로나19 혈장 치료제의 수요가 늘면서 지난달에는 혈장 치료제의 3번째 생산을 마쳤다. GC녹십자의 혈장 치료제는 10월19일에 처음으로 치료 목적 사용승인이 이뤄져 지금까지 13건이 처방됐다.
여기에 제약업계 안팎에서는 GC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 치료제가 향후 중증환자의 병상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이 재확산하며 중증환자 급증으로 병상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기준으로 수도권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79.4%, 서울시는 89.4%로 집계됐다. 서울시가 확보한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모두 62개인데 남은 병상은 5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경증환자는 기존의 항바이러스제로도 치료할 수도 있는 반면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혈장 치료제의 가치는 높다”면서 “코로나19 혈장 치료제의 상용화가 이뤄지면 새로운 감염병의 대유행(팬데믹)이 왔을 때에도 관련 혈장 치료제를 신속하게 개발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은철 사장은 5월4일 GC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 치료제가 정부 국책과제 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코로나19 환자 치료는 물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 치료제 플랫폼 확보라는 미래 대비 차원의 목적을 함께 지니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혈장 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장에서 항체단백질을 분리한 뒤 이를 고농도로 농축해 의약품으로 만드는 것인 만큼 완치자의 혈장 공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게다가 완치자의 항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기 때문에 완치 이후 3개월 전후에 혈장을 공여해야 하는 시간적 한계도 있다.
GC녹십자는 이와 관련해 완치자의 혈장을 확보하기 위해 대한적십자사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채혈할 수 있는 헌혈의 집 11곳을 최근 추가하며 전국 헌혈의 집 57곳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혈장 확보 정도에 따라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모으기 위해 더 많은 헌혈의 집을 확보하기 위한 협의도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6일에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신도 2040명의 3차 혈장 채혈이 완료되면서 GC녹십자로서는 혈장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혈장 확보에 한숨을 돌리게 됐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매혈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기업이 혈장 공여를 늘리기 위해 직접 나설 수는 없다”면서 “지금 이뤄지고 있는 혈장 공여로 얼마만큼의 혈장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이자, 모더나 등 몇몇 다국적 제약사가 코로나19 백신의 임상3상을 마쳐 세계에서 곧 출시될 것으로 보이지만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이 힘들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바라보고 있어 코로나19 치료제의 개발 수요는 여전히 높다.
코로나19 백신의 본격적 접종이 이뤄져 집단면역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역할이 중요한데 GC녹십자의 혈장 치료제를 투여한 환자가 처음으로 완치판정을 받으면서 혈장 치료제를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