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임병용 GS건설 사장(왼쪽)이 지난 1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소재 아드코 본사에서 열린 루마이타-샤나엘 원유처리 플랜트 확장공사 계약식에서 압둘 무님 사이프 알 킨디 아드코 사장(오른쪽)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임병용 GS건설 사장에게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모두 생겼다. GS건설이 해외에서 연신 ‘대박’을 터뜨렸지만 국내시장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는 심한 부진에 빠졌다. GS건설은 지난해 해외 저가수주와 국내 건설 시장 불황에 휘말려 1조 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중동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실적을 회복하지 있지만 국내에서 여전히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GS건설은 아랍에미리트 국영 석유공사 ‘아드녹’ 의 자회사인 ‘아드코’가 발주한 루마이타-샤나엘 오일필드 원유처리 플랜트 3단계 확장 공사를 수주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공사는 총 14억4천만 달러(약 1조4800억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임 사장은 하루 전 1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아드코 본사에서 압둘 무님 사이프 알 킨디 아드코 사장과 만나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는 “(GS건설은) 주력시장인 중동에서 플랜트 설계, 조달, 시공 수행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앞으로 시장전망이 밝은 원유처리시설사업 비중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루마이타-사냐엘 플랜트는 아부다비에서 남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사막에 있다. 현재 2단계 공사가 끝나 하루 4만6천 배럴의 원유를 생산한다. 3단계 확장공사가 완료되면 원유 하루 생산량은 8만5천 배럴로 늘어난다.
GS건설은 현지 기업인 ‘돋살’과 51대49 비율로 컨소시엄을 구성한다. 이에 따라 GS건설의 실제 수주금액은 7억3천만 달러(약 7500억 원) 수준이다. GS건설은 주요 작업인 원유처리시설에 나선다. 돋살은 원유와 가스 파이프라인 설비 및 부대시설을 공사한다.
루마이타-샤나엘 플랜트 확장공사는 GS건설이 올해 따낸 네 번째 대형 해외 프로젝트다. 지난 2월 1조7100억 원 규모의 쿠웨이트 클린 퓨얼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이라크 카르발라 프로젝트(2조4200억 원), 알제리 카이스 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3200억 원)를 수주했다.
이번 공사까지 합치면 GS건설은 올해 총 5조6천억 원을 해외에서 수주했다.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다.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 10조 원의 절반을 벌써 달성했다. 지난해 해외 플랜트공사 부실로 9373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것과 비교된다.
|
|
|
▲ 임병용 GS건설 사장 |
국내 실적은 부진하다. GS건설이 지난 16일부터 4일 동안 1~3순위 청약을 받은 김포 한강센트럴자이는 분양이 부진했다. 20일 집계 결과 1~2순위 청약의 경쟁률이 0.02대1에 불과했다. 특별공급을 뺀 3478가구 모집 중 78명이 청약했기 때문이다.
김포한강센트럴자이는 3순위 청약에서 총 1664명이 청약해 전체 청약자 1742명으로 경쟁률 0.5대1을 겨우 맞췄다. 그러나 3순위 차례까지 거쳐 청약 마감된 가구는 아파트단지에서 가장 좁은 70㎡ 넓이의 660가구와 가장 넓고 공급량이 적인 100㎡ 수준 107가구뿐이다. 나머지 넓이는 모두 미달했다.
한강센트럴자이의 실제 계약률은 0.5대1보다 더 낮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3순위 청약자 중 청약자 증정 사은품만 받고 계약은 하지 않는 ‘허수 청약자’가 섞이기 때문이다. 3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기 때문에 중개업자가 끼어들기도 쉽다. 한 관계자는 “3순위 청약자 중 실수요자 비율은 절반을 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분양실패의 원인으로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를 들었다. 한강센트럴자이 분양가는 3.3㎡당 970만원이다. 근처의 김포신도시 아파트 시세가 800만 원대 중후반인 것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다다.
GS건설은 함부로 가격을 낮출 수 없다고 주장한다. 아파트 브랜드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부 관계자는 “자이 브랜드로 초반부터 낮은 분양가를 내놓는 게 오히려 이미지에 해가 된다고 판단했다”며 “정부가 다음달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 시장에 또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 한강센트럴자이는 분양예정인 2차 단지를 합쳐 총 4079가구에 이르는 ‘미니 신도시’급 대단위 아파트단지다. GS건설이 이곳 공사비로 쓴 돈만 983억 원이다. 그러나 미분양 사태가 터지면서 GS건설이 짊어진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보통 아파트를 분양할 때 100%는 안 되더라도 70% 이상 분양률이 나와야 중도금 등으로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다”며 “한강센트럴자이는 규모가 큰 만큼 미분양이 길어질 경우 GS건설은 상당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