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카카오페이 대표주관사로 추가 선정되는 데 성공하며 '대어급' 상장주관 경쟁에서 체면을 지켰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상장주관시장에서 삼성증권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대어급 기업의 상장 주관사단 합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삼성증권 카카오페이 상장주관해 체면 세워, 장석훈 카카오뱅크 노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상장주관사 추가 선정에 나선 카카오페이의 대표주관사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됐다는 시선이 나온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삼성증권과 JP모건이 대표주관사로 추가 선정됐다”며 “이 밖에 다른 사항들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기존 대표주관사인 KB증권, 골드만삭스와 함께 공동으로 카카오페이 대표주관사를 맡게 됐다. 

삼성증권은 국내 5개뿐인 초대형IB 증권사로 상장주관 시장에서 전통적 강자로 통한다. 크래프톤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에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만 초청을 받는 등 상장주관시장 최상위 증권사로서 대우를 받아왔다.

장 사장도 크래프톤 상장주관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에 직접 참석하면서 힘을 싣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최근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원스토어, 카카오페이 등 조 단위 기업의 상장주관사 선정에서 대표주관사는커녕 공동주관사로도 합류하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초대형IB 증권사 가운데 주관사단에 단 한 곳도 선정되지 못한 증권사는 삼성증권이 유일했다.

또 상장주관시장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겨진 KB증권이 카카오페이, 원스토어 등 대어급 기업의 상장 대표주관사 자리를 연이어 따내면서 삼성증권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시선도 받았다.  

장 사장으로서는 카카오페이의 추가 주관사 선정을 통해 삼성증권이 대표주관사로 합류하는 데 성공하면서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됐다. 카카오페이는 기업가치가 최대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 사장은 앞으로 LG화학에서 분할되는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야놀자 등 다음해 증시 입성을 노리는 대어급 기업의 상장주관사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더욱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뱅크 상장주관을 놓고 대형 증권사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삼성증권이 가장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장 사장으로서는 카카오뱅크 주관사 자리를 노려볼 만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돼 카카오뱅크 상장주관을 맡기 어려울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사와 계열사가 상장기업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면 주관계약 체결이 제한되는데 한국투자증권 계열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28.6%, 한국투자금융지주가 4.93%의 카카오뱅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카카오 경쟁사인 네이버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네이버의 금융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에 5천억 원을 투자했고 ‘네이버통장’을 출시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카카오뱅크와 사업영역이 겹치는 시중은행 금융지주 계열사다. 특히 NH투자증권은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지분 10%를 보유한 3대주주이기도 하다.

주관사는 상장 과정에서 실사를 통해 기업 내부정보를 살펴볼 수 있어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만큼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삼성증권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크래프톤 등과 함께 2021년 가장 주목받는 상장 추진 기업 가운데 하나다. 9월23일 이사회를 열고 기업공개 추진 안건을 결의했고 2021년 상장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최소 8조 원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장외주식시장 기준 시가총액은 이미 30조 원을 넘어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