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봉 하나기술 대표이사가 17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들고 코스닥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하나기술은 2차전지 생산공정에 들어가는 장비를 제작하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로 발을 뻗고 있는데 폐배터리 신사업에도 진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하나기술에 따르면 11월25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9일부터 이틀 동안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공모 주식은 모두 80만 주이며 공모 예정가는 3만1천~3만5천 원이다. 하나금융투자가 상장주관사를 맡았다.
하나기술은 2000년 창립해 조립공정, 활성화공정, 팩공정 장비 등 2차전지 생산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제작하는 기업으로 2차전지 모든 공정에 쓰이는 장비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모든 설비를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일괄공급하는 턴키방식으로 수주를 한다는 점이 고객사들에게 매력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나기술은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3사를 모두 고객으로 보유하며 원형, 각형, 파우치형 등 모든 종류의 2차전지 설비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오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배터리설비’라는 한 우물만 파면서 장비의 기술 경쟁력을 꾸준히 높여왔다.
2004년부터 17년 동안 삼성SDI에 장비를 납품하면서 2차전지의 모든 공정을 다 다룰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이런 강점이 지난 10월 완성차기업인 폴크스바겐의 협력사로 선정되면서 해외고객을 확보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 2차전지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들로부터 하나기술의 강점인 모든 공정설비 턴키 제작능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배터리사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폐배터리사업에서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하나기술은 2021년부터 폐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주요 장비인 팩 충방전 검사기와 페 배터리 검사기 개발을 마쳤다.
앞으로 전기차시대가 본격 개화하면 폐배터리시장도 함께 커지는 만큼 성장 전망이 밝은 것으로 여겨진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폐배터리 검사기 및 충방전기시장 규모는 2024년 25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2019년 기준 글로벌 폐배터리시장은 15억 달러 규모로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2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오 대표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기술력은 자신있다”며 “글로벌 배터리설비 1위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도전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하나기술의 공모 흥행 여부와 관련해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하나기술은 상장한 뒤 보호예수(은행 등이 거래처의 유가증권 등을 요금을 받고 보관하는 대신 주식거래를 할 수 없는 행위)가 지정되지 않은 공모주주 24.7%와 기타주주 13.7% 지분이 오버행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버행은 주식시장에서 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 과잉물량을 말한다. 오버행 이슈는 공급 증가로 강한 매도세를 이끌어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가 하락을 유발한다.
또한 최근 2차전지 관련 산업이 주식의 인기가 최근 증시에서 한풀 꺾인 점도 공모 과정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에 앞서 코스닥 상장을 진행한 2차전지 장비기업 가운데 티에스아이는 8월 중순부터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원방테크 주가는 상장한 뒤 공모가를 계속 밑돌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