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 롯데제과 대표이사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제품 가격 인상 등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롯데제과의 수익성 악화는 상당부분 해외사업의 부진 때문이어서 민 대표가 구조조정을 진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가 올해 3월 롯데제과의 경영목표로 수익성 강화를 꼽았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롯데제과는 2020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9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8.9%, 7% 감소했다.
롯데제과의 수익성 악화 원인 가운데 하나로 해외사업 부진이 꼽힌다.
코로나19로 인도, 카자흐스탄 등 현지 자회사의 생산공장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제품을 생산하지 못했다.
또 롯데제과가 인수한 길리안초콜릿은 면세점의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는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다”며 “방역이 국가마다 각각 달랐고 특히 카자흐스탄, 인도 등에서 공장 운영이 중단돼 생산에 차질이 생기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수익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제품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롯데제과는 올해 9월 ‘목캔디’와 ‘찰떡파이’ 등의 가격을 평균 10.8% 인상했다. 또 7월에는 아이스크림 ‘나뚜루’의 파인트, 컵 제품 가격을 10.5% 인상했다.
롯데제과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 및 인건비, 판촉비 등의 상승으로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조치다”라고 설명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시기에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목캔디의 주요 원재료로 파악되는 설탕류는 최근 2년 동안 가격이 11.7% 하락했고 찰떡파이의 주요 3개 원재료 역시 평균 하락률이 7.1%에 이른다”며 “롯데제과가 설명한 가격 인상요인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 대표가 추가적으로 제품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민 대표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해외사업의 구조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룹 내 해외사업의 재점검을 지시했던 만큼 롯데제과도 수익성이 좋지 않은 해외사업을 손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롯데제과의 해외법인은 10곳에 이른다.
롯데제과의 해외법인 가운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곳은 파키스탄 법인 롯데콜슨, 롯데인도 등이 있다. 롯데콜슨은 2019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순손실 21억 원을 냈고 롯데인도는 순손실 27억 원을 봤다.
롯데콜슨은 파키스탄 현지의 경제위기가, 롯데인도는 코로나19에 따른 공장 가동중단이 실적의 악화요인으로 꼽힌다.
민 대표는 롯데제과에서만 35년을 근무했는데 특히 해외사업 전문가로 꼽힌다. 2008년 롯데인도 법인장을 거쳐 2012년 롯데제과 해외전략부문장을 역임하는 등 해외사업과 관련된 일들을 주로 해왔다.
민 대표는 2018년 롯데제과 대표에 취임한 뒤 영업손실을 내는 해외사업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중국 법인은 일부 공장을 매각했고 지난해에는 베트남 자회사를 매각하는 등 해외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롯데제과는 민 대표가 해외사업 전문가인 만큼 해외법인의 ‘옥석 가리기’와 효율성 개선작업이 조만간 성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해외매출 비중이 30%가량 되는 만큼 해외법인의 정상화가 매우 중요하다.
제과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제과가 롯데지주에 넘겼던 해외법인들을 하나둘 되찾으면서 해외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수익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부진한 해외사업들은 일부 손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