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지주회사 LG로 이동하면서 LG전자가 삼성전자처럼 ‘3인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된다.
LG전자는 조성진 H&A사업본부 사장과 조준호 MC사업본부 사장이 각자대표를 맡고 정도현 최고채무책임자(CFO)가 재무를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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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 겸 사장. |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의 부진으로 수익이 악화하고 있어 정도현 CFO의 역할이 훨씬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6일 조성진 사장과 조준호 사장이 새로 대표이사로 선임돼 정도현 사장과 함께 3인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고 밝혔다.
각자대표 체제는 공동대표와 달리 각자가 대표이사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경영방식으로 각 대표이사가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LG전자가 이런 경영체제를 구축한 것은 고육책으로 보인다.
구본준 부회장이 자리를 옮기면서 LG전자를 이끌어 갈 인물을 찾기 힘들자 LG전자의 주력사업을 맡고 있는 조성진 사장과 조준호 사장이 각 사업본부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LG전자가 3인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했지만 정도현 사장에게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지난해 LG전자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각자대표를 맡아 LG전자의 재무를 관리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정 사장은 구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았지만 구 부회장이 오너 일가이다 보니 아무래도 소신껏 재무관리를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에 구 부회장이 LG전자에서 물러나면서 정 사장은 각 사업본부를 맡은 사장들과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며 수익성 회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분기보고서에서 “정 사장은 재무책임자로서 재무 위험성 관리에 기여한 공이 크고 해외법인을 포함해 운영효율을 적극적으로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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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왼쪽)과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LG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B2B사업에 더욱 역량을 쏟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인사에서 홍순국 소재생산기술원 전무와 이상봉 에너지사업센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홍 전무는 에너지와 자동차부품 분야 기술개발 성과를, 이 부사장은 태양광사업에서 성과를 각각 인정받았다.
특히 홍 전무가 부사장을 거치고 않고 바로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그만큼 LG전자가 에너지와 자동차부품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대표이사로 선임된 조성진 사장과 조준호 사장이 각자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가운데 자동차부품과 에너지 등 신사업에도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에 나설 것”이라며 “정 사장의 주도로 최우선과제인 수익 개선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