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1일 충청북도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독감 백신 예방접종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예방접종 사업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가 독감(인플루엔자)백신 예방접종을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예방접종을 맞은 뒤 사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사망과 독감백신 예방접종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충청북도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에서 올해 독감백신 예방접종을 맞은 뒤 사망한 사례가 전체 9건 보고됐다고 밝혔다.
사망 사례 가운데 7건과 관련해 역학조사와 사인을 알아내기 위한 부검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2건은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부검 여부가 공개되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오전까지 보고된 사망사례 6건을 논의한 결과 백신과 직접적 연관성이나 예방접종 이후 이상반응과 사망의 직접적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정 청장은 “특정 백신에서 중증이상반응 사례가 높게 나타나지 않은 점 등도 고려하면 예방접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청장은 사망자 9명 가운데 2명에게 독감 백신의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특정 식품이나 약물 등의 원인물질에 노출된 사람이 몇 분에서 몇 시간 안에 온몸으로 겪게 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말한다.
질병관리청은 다른 7건의 사례와 관련해서도 추가 부검결과 등의 조사를 통해 독감 백신과 사망의 인과관계를 살펴보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독감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사람의 기저질환과 독감백신의 연관성도 부검 등을 통해 알아보기로 했다.
21일 오전에 논의된 사망사례 6건 가운데 5건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이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 청장은 “신속한 역학조사를 통해 예방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와 원인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맞은 뒤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하려면 예방접종자와 의료기관이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정 청장은 “중증 이상반응을 막으려면 건강상태가 좋은 날에 예방접종을 받고 접종을 기다리는 동안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방접종을 맞는 사람이 예진 당시 아픈 증상이 있었거나 평소에 앓고 있는 만성질환이 있다면 의료인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요청했다.
의료기관 대상으로도 예방접종을 한 뒤 15분에서 30분 동안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는 주의사항을 전했다.
독감백신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은 접종 이후 수 시간 안에 호흡곤란, 눈과 입 주위의 부종, 구토·설사·복통·메스꺼움, 심박 수의 증가, 어지럼증 등을 느낀다면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겪고 있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21일 기준으로 등록된 독감백신 예방접종은 전체 1297만 건이다. 이 가운데 국가예방접종사업자 대상자가 접종을 맞은 건수는 836만 건이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독감백신 예방접종을 맞은 뒤 이상반응이 나타났다는 신고 431건을 접수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