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테슬라를 통해 원통형배터리의 성능과 품질을 검증한 뒤 미국의 신생 전기차회사 루시드모터스에 전기차용 원통형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는 권한까지 따냈다.
LG화학은 과거 전기차배터리로 파우치형 배터리를 집중생산하는 전략을 추진했지만 이제는 원통형배터리도 전기차배터리로 분류해 생산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14일 LG화학은 주주서한을 통해 전기차배터리 생산능력 목표치를 올해 120GWh에서 2023년 260GWh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기존 계획은 2023년 200GWh였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생산능력 확보 계획이 이전보다 늘어난 것은 전기차용 원통형배터리 때문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테슬라의 원통형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생산능력 확보 계획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파악했다.
다만 김 사장이 신설 법인의 대표를 맡는다해도 성공가도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주서한에서 “글로벌 배터리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제조사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장기회와 경쟁 심화의 위기가 동시에 있는 지금이 배터리사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이 말한 경쟁 심화는 먼 미래가 아닌 눈앞의 위기일 수도 있다.
최근 LG화학 배터리가 쓰인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EV와 GM의 전기차 볼트EV에서 잇따라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가장 가능성 높은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를 지목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화재사고로 LG화학은 앞으로 전기차배터리를 수주할 때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SK이노베이션 등 경쟁자들의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2018~2019년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때처럼 배터리 판매가격과 관련해서 추격자들과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LG화학 관계자는 “김 사장이 신설법인의 대표이사에 오르는 것이 유력하다는 업계 시선은 타당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아직 신설법인의 조직 구축과 관련해 아무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