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준대형 세단인 ‘임팔라’를 국내에서 생산할지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노조가 임팔라의 국내 생산 시기를 확정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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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제임스 한국GM 사장. |
일각에서 한국GM이 노조를 달래기 위해 국내 생산 카드를 꺼내들었을 뿐 실제 국내 생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최근 세르지오 호샤 회장과 김 제임스 사장 등을 만나 임팔라의 구체적 국내생산 시점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임팔라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회사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회사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내년 2분기 국내생산을 시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2분기부터 신형 말리부가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는 만큼 임팔라도 비슷한 시기에 생산에 들어가면 시너지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GM 노사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임팔라의 3개월 판매추이를 지켜본 뒤 국내 생산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노사가 국내 생산을 결정하는 잣대로 삼은 판매량은 월 1천 대 이상이다.
한국GM은 현재 임팔라를 전량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임팔라는 2달 동안 국내 생산 요건을 충족했다. 출시 첫 달인 9월에 1634대가 팔렸고, 10월에도 1499대가 판매됐다. 지금도 대기물량이 많은 만큼 11월에도 1천 대 이상 판매가 거의 확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GM이 지켜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만 되풀이하면서 실제로 국내 생산에 들어가지는 불투명하다.
임팔라의 판매량이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임팔라의 대기기간이 길어지면서 이탈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계약한 뒤 차를 받기까지 3~4개월 이상 걸리자 고객이 계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개별소비세 인하혜택도 올해 말 종료된다. 내년 1월1일부터 출고된 임팔라를 받는 소비자들은 개별소비세 인하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나 기아자동차의 K7 등 경쟁 모델도 내년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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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회장. |
한국GM 철수설이 계속 불거지는 점도 임팔라의 국내 생산 가능성을 낮춘다.
최근 산업은행이 한국GM 지분을 3년 내에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GM 철수설이 다시 불거졌다. 산업은행은 한국GM의 2대 주주로 그동안 의결권을 행사해왔다.
미국 GM이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GM의 지분을 인수하면 앞으로 주요 사안에 대해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미국 GM은 또 중국에서 생산한 차를 미국에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GM이 중국에서 만든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뷰익 인비전을 내년 초부터 연간 3만~4만 대 정도 미국으로 수출할 계획”이라며 “이는 생산기지를 저비용 국가로 옮기는 전략의 시작”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GM이 생산하는 소형 SUV 트랙스가 미국에서 인기가 높지만 GM은 높은 노동비용 때문에 한국 생산을 계속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