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0-10-08 10:2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현대엘리베이터가 노후 승강기 교체수요 증가에 대비해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신규 승강기 설치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노후 승강기 교체를 돌파구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 송승봉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줄었는데 주요 원인으로는 신규 설치시장 감소가 꼽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0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8613억 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3% 줄어든 수치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국내 승강기 설치대수는 2018년 5만480대에서 2019년 4만4594대로 11.7% 줄었는데 국내 주택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며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현대엘리베이터는 축소되는 신규 승강기 설치시장 대신에 교체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개정된 승강기안전관리법이 시행되면서 설치한 뒤 15년이 넘은 노후 승강기의 교체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월 말 개정된 승강기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이전과 달리 설치 이후 15년이 지난 승강기는 정밀안전검사 적용대상에 포함된다.
정밀안전검사 적용대상 포함된 승강기는 3년마다 안전검사를 실시해야 하고 안전검사에 불합격하면 운행할 수 없어 아예 새 승강기로 교체하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국내에서 15년 이상의 노후 승강기는 전체 승강기의 30%가 넘는 24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1기 신도시부터 시작되는 노후 승강기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승강기 교체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 신규 설치수요 감소를 교체수요로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상반기 매출 감소 속에서도 승강기 교체사업 매출은 136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늘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승강기 교체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에 따라 비접촉 기술에 관한 사용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한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는 점이 대표적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자체개발과 외부기업과 협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비접촉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관련 기술을 적용한 승강기 신제품을 시장에 곧 내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승강기를 호출하고 원하는 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놓았다. 이에 머물지 않고 실제 제품에 적용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 기능을 추가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배달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통해 실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도 선보였는데 이 역시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엘리베이터는 내부 조직도 개편해 승강기 교체시장 확대에 대비해 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2월 기존 승강기사업부문 리모델링팀과 서비스사업부문 MOD팀을 통합한 리모델링담당 사업부를 확장 신설해 승강기 교체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외국계기업와 달리 국내에서 엘리베이터 생산의 모든 과정을 처리할 수 있어 교체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승강기 교체 공사기간은 1달가량으로 신규 설치보다 더욱 빠른 납품이 요구되는데 현대엘리베이터는 공급하는 승강기의 부품 생산부터 조립까지 국내에서 진행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국내 승강기시장에서 경쟁하는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오티스엘리베이터,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는 해외에서 부품을 생산해 한국으로 조달한 뒤 조립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국내에 생산공장이 모두 위치해 부품 수급이 수월하고 납기 대응, 설치인력 제공 등에서 다른 기업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