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이 중견건설사 가운데 스마트건설 기술 도입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부건설은 이전부터 현장 안전관리가 미흡하다는 비판을 지속해서 받았는데 올해 건설업계 내 위상이 크게 높아지면서 건설현장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이 최근 드론 등 스마트건설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기로 한 점을 놓고 건설현장 안전사고 줄이기에 최우선 목적을 둔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동부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21위로 지난해보다 15계단이나 올라 50위권 건설사 가운데 가장 큰 순위 상승폭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집중감독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드론 등을 활용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시설물의 점검, 건설자재 및 안전 시설물 확인 등 현장안전을 더욱 각별히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동부건설은 건설현장 사고와 관련된 문제가 이어졌던 만큼 안전과 관련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모습을 대외적으로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며 "스마트건설 기술을 활용해 안전과 관련된 역량 강화를 가장 먼저 챙길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9월2일 동부건설의 경기도 평택시 고덕 A1블럭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엘리베이터 오작동으로 부부 노동자 2명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인천의 동부건설 주안역센트레빌 현장에서는 2월부터 4월까지 두 달 사이에 4건의 안전사고가 일어났다.
동부건설은 2016년 말 한국토지신탁을 주요 투자자로 둔 사모펀드 키스톤에코프라임에 인수되며 법정관리에 벗어난 뒤 꾸준히 외형과 수익성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건설현장 안전관리는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8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동부건설을 놓고 ‘건설현장에 제대로 된 안전장치와 관리감독자 배치로 더 이상의 사상자를 줄여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동부건설은 지금까지는 대형건설사와 비교해 사회적 관심을 크게 받지 않았지만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크게 오른 만큼 건설현장 안전에 더욱 신경써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동부건설은 9월 초 전문 스타트업과 손잡고 드론으로 촬영한 건설현장 데이터들을 활용할 오픈 플랫폼시스템을 운영하며 드론 전문가도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앞으로 3년 안에 총 20개 현장에 드론과 이를 통해 얻은 3차원 디지털정보를 바탕으로 공정효율을 높이는 건설정보 모델링(BIM)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동부건설은 앞으로 건설시장 신규사업이 줄어들고 있어 도심 인프라, 노후시설 같이 난도 높은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는 스마트건설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동부건설이 중견 건설사 가운데 발빠르게 스마트건설 기술 도입에 나서는 것은 대형건설사와 맞붙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지금까지보다 규모가 큰 공사를 따내기 위해 공사현장 관리가 쉬워지고 공사기간도 줄일 수 있는 스마트건설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동부건설은 2020년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대형건설사와 경쟁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데 최근엔 4천억 원 규모의 경기도 남양주 덕소3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GS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과 겨루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순위가 크게 오르며 자신감이 생겼다"며 "3천억~4천억 원이 넘는 중대형 사업장 진출 가능성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시공능력평가 10위 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2001년에는 9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 가격을 경신했던 '대치 동부센트레빌'부터 이촌, 논현, 흑석, 종로 등 서울 주요 지역에 센트레빌을 공급했을 만큼 브랜드 가치가 높았지만 2014년 법정관리로 위기를 맞았다.
2016년 10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뒤 2017년, 2018년, 2019년 시공능력평가 36위에 계속 머물다가 2020년 21위로 뛰어 오르며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