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반기에 회사채 보유규모를 늘려왔는데 하반기에는 확장 기조 대신 연체율 관리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폭을 보일 정도로 회사채를 늘려 수익성을 어느 정도 담보한 만큼 코로나19 영향으로 금융권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숨고르기를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회사채 매입을 진행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기업대출을 늘리는 등 금융권 전반적으로 신용위험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수준에서 회사채 보유 수준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이 보유한 회사채 규모는 상반기 기준 12조143억 원으로 2019년 말보다 53.5%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NH농협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회사채는 7조8287억 원 수준으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적었는데 올해 상반기 기준 NH농협은행은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회사채 보유규모는 각각 18조7853억 원, 15조2361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29.2%, 14.3%씩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28.5% 줄어든 10조4338억 원, 우리은행은 1.3% 증가한 9조921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손병환 은행장은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의미 있는 상승 추세로 돌아서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수익 다변화의 방안 가운데 하나로 회사채 보유를 늘려왔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NH농협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말 1.72%에서 올해 6월 말 1.67%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준금리가 0%대로 내려앉으면서 회사채와 국채의 수익률 차이가 벌어져 수익을 내기에는 회사채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683%에서 1.516%로 0.167%포인트 하락했다. 회사채 지표물로 통용되는 AA- 등급 무보증 3년 회사채 금리는 같은 기간 1.937%에서 2.264%로 0.327%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회사채는 안전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손 은행장이 하반기에 회사채 매입에 나서지 않은 것은 ‘한계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불안정한 경제상황에서 리스크를 키우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도 보인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3년 연속 번 돈으로 이자를 못내는 상황을 뜻한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한계기업은 5033곳으로 급증하고 전체 외부감사 대상 기업 가운데 한계기업의 비중도 21.4%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