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20-09-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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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LNG발전소도 세우면서 신재생에너지 전환도 서둘러야 하는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전환은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기 위해 중요하고 LNG발전소는 반도체 생산을 위한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필수적이다.
▲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20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RE100 참여를 선언한 애플과 협약을 맺고 2030년까지 제품 공급망에서 탄소배출을 제로(0)로 만드는데 동참하기로 했다.
RE100은 2050년까지 전력사용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기후대응 프로젝트다. 애플을 비롯해 BMW, 페이스북, GM, 구글 등 글로벌 254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기업 가운데는 SK하이닉스가 RE100 참여와 관련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정부의 RE100 시범사업에도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사용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것을 인증하기 어려워 기업들의 RE100 참여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RE100 이행 지원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기로 하면서 SK하이닉스가 RE100 참여를 선언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SK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자체적으로 2018년 에코(ECO)비전을 발표해 친환경 반도체 생산공장을 표방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RE00 참여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020년 지속경영보고서에서 “차세대 기술개발과 온실가스 저감 등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노력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22년까지 해외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만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국내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한다는 방침만 정했을 뿐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이천 P&T(패키지&테스트) 4동에 641.52㎾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월 60㎿h의 전력을 생산하는 등 재생에너지 사용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 전체 전력사용량(2만2천GWh)과 비교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오히려 SK하이닉스가 이천과 청주에 짓고 있는 LNG발전소가 2023년부터 가동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RE100을 이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SK하이닉스 이천과 청주 LNG발전소의 발전용량은 각각 570㎿로 둘을 합하면 1GW가 넘는다. SK하이닉스의 소비전력(2.5GW)의 40%에 이르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신규 LNG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외부에 판매하지 않고 이천과 청주 반도체공장에서 자체 소비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발전소 사용연한을 30년가량으로 보면 RE100의 목표인 2050년을 넘어서까지 LNG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하게 된다는 의미다.
글로벌기업 사이에 RE100 참여가 확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천과 청주에서 생산한 반도체 제품을 글로벌 주요 기업들에 공급하는 일이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시민단체들은 SK하이닉스의 LNG발전소 건립에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는 1일 성명을 내고 “지금 LNG발전소를 지으면 2030년 탄소배출 절반 감축과 2050년 배출 제로(0)는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SK하이닉스 발전소는 반도체 생산라인에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것이며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등 다른 방법을 통해 탄소배출 감축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기업들은 가능한 범위 안에서 환경적 책임을 다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아직 RE100 관련 제도가 마련되기 전이기 때문에 SK하이닉스의 참여가 가능할지 불가능할지를 가늠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