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은 신라젠 대표이사가 새로 경영을 맡아 상장폐지를 막고 항암신약 임상에 성공해 기술수출의 성과를 내야 내야 하는 과제를 두  어깨에 짊어졌다.

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이 주상은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동시에 사외이사진과 감사도 모두 물갈이 하면서 주식 거래 재개를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라젠 구원투수 주상은, 상장폐지 막고 항암신약 임상 성공 짊어져

▲ 주상은 신라젠 대표이사.


신라젠 주식은 올해 5월4일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등 기존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가 정지됐다.

8월6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의 상장페지 관련 심사를 진행했지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추후 상장폐지 관련 심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경영진의 교체는 신라젠의 주식 거래 재개를 위한 필수조건이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팀은 이미 “신라젠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경영진 교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주상은 대표이사 선임은 물의를 빚은 전 신라젠 경영진과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는다는 의미가 있다.

주 대표는 2019년 6월 신라젠의 미국 자회사인 바이오테라퓨틱스에 합류한 인물로 문은상 전 대표가 받고 있는 대부분의 혐의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 전 대표는 자본 없이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신라젠 지분을 취득해 1918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는 2014년에 발생한 일이다. 다른 혐의 대부분도 주 대표가 신라젠에 합류하기 전의 일들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주상은 대표는 문은상 전 대표가 영입한 인물도 아니며 신라젠에 재직한 기간도 길지 않아 한국거래소가 요구한 신규 경영진 구성조건에 부합할 것”이라며 “주 대표는 최우선으로 주식거래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 대표는 주식거래 재개를 위해 신라젠 경영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젠이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서는 경영의 지속성, 재무 건전성, 경영 투명성 등을 인정받아야 하는데 경영의 지속성은 항암치료제 ‘펙사벡’ 연구개발 성과에 달려있다. 신라젠의 기업가치 대부분이 펙사벡의 가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신라젠은 2019년 8월 펙사백의 간암 임상3상을 중단했다. 하지만 펙사벡과 다른 항암제와 병용투여하는 방식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신라젠은 현재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관문 억제제 ‘리브타요’와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1b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4월 임상1상 중간결과를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발표했는데 환자군의 56%가 30% 이상의 종양 감소를 보이는 등 긍정적 데이터를 도출했다.

임상1상은 2021년에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최종 데이터도 좋다면 기술수출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 대표는 바이오업계에서 기술수출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2019월 6월 신라젠에 영입된 것도 펙사벡의 기술수출 가능성 등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주 대표는 글로벌제약사 얀센, 노바티스, 레오파마, 다케다, GSK 등을 거치면서 업계에서 다양한 인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 대표는 신라젠이 상장폐지되면 많은 소액주주들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신라젠 소액주주의 수는 16만8778명으로 거래정지 당일 기준 지분가치는 약 7500억 원에 이른다. 소액주주단체들도 지속해서 거래소에 주식 거래 재개를 요구하고 있어 상장폐지를 결정하는데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9월 안에 상장폐지 관련 심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기업심사위원회가 상장폐지를 결정하면 코스닥시장위원회가 다시 신라젠의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심의, 의결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