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국내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광고비 떠넘기기 등 ‘갑횡포’를 저지른 것을 자진해 시정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애플코리아와 협의를 거쳐 거래상지위남용 건과 관련한 동의의결 잠정안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잠정안은 25일부터 10월3일까지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은 뒤 최종안이 확정된다.
 
애플 통신사 상대 갑횡포 자진시정, "광고비 조정하고 1천억 상생지원"

▲ 서울 강남구 애플 가로수길 매장에 부착된 애플 로고. <연합뉴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과 피해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타당성을 인정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애플은 2009년 아이폰3GS를 한국에 출시한 뒤 이동통신사에 광고비와 수리비 등을 떠넘긴 혐의를 받았다. 

공정위는 2016년 조사에 착수해 2018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애플에 보냈다. 애플은 수백억원의 과징금과 검찰고발 위기에 놓였다.

그러자 애플은 6월4일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공정위가 6월17일 이를 받아들여 60일 동안 서면 및 대면협의를 통해 동의의결 잠정안을 마련했다.

애플은 광고기금 협의와 집행 단계 절차를 개선하고 보증수리 촉진비용과 임의적 계약해지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계약기간에 특허분쟁을 방지하면서 상호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아이폰에 책정해야 하는 최소보조금 규모는 조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1천억 원 규모의 소비자 후생증진 및 중소사업자 상생지원안도 제시했다.

중소기업 대상 연구개발(R&D)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400억 원을 투입한다. 개발자(디벨로퍼) 아카데미를 통해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데 250억 원을 지원하고 공교육 분야에서 디지털 교육을 지원하는데 100억 원을 내놓는다.

아이폰 사용자의 유상수리 비용을 10% 할인하고 휴대폰보험인 애플케어 서비스도 10% 할인 또는 환급한다. 수리비와 애플케어 할인은 250억 원 출연금액이 소진될 때까지 진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