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수익성 만회를 위해 일부 보험상품의 보험료 인상카드를 또 꺼내든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탓인데 하반기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수익성 악화 만회 위해 보험료 인상카드 또 꺼내든다

▲ 삼성생명 로고. 


21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에 이어 삼성생명이 예정이율을 낮춰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면서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보험료 인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생명은 10월 주력상품인 종신보험을 비롯해 일부 상품의 예정이율을 인하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어느 보험상품의 예정이율을 낮출지는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만큼 금리 추이를 살펴보며 상품별로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예정이율 인하폭은 0.25%포인트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화생명은 7월 확정금리형 종신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췄다. 교보생명도 10월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로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운용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의미한다.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추면 보험료는 5~10%가량 오른다.

예정이율 인하를 통한 보험료 인상은 보통 대형보험사가 먼저 추진하면 중소형보험사가 뒤따르는 경향을 보인다. 빅3로 꼽히는 삼성생명 등이 예정이율을 낮추면 다른 보험사들도 예정이율을 인하할 수 있다.

10월 예정이율이 인하되면 상반기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이다.  

삼성생명을 비롯해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라이나생명, 오렌지라이프, DGB생명, KB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4월 주요 상품의 예정이율을 0.05~0.25%포인트 인하했다.

4월은 상품 개정시기이다 보니 많은 보험사들이 보증수수료를 조정하면서 예정이율도 함께 조정하고 보험료를 바꾸곤 한다.

이때는 삼성생명이 먼저 나서서 예정이율 인하를 추진했는데 이번에는 삼성생명이 한화생명을 뒤따르는 모양새다. 

전영묵 사장이 예정이율 인하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은 ‘제로금리’ 영향으로 이자율차손실이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자율차손익은 운용자산이익률과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이율에서 발생한 차익을 뜻한다.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의 이자율차손익은 135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3.7% 감소했다.

채권 등을 매각해 3130억 원 이익을 냈지만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한 이자 등으로 발생한 손실은 3930억 원이었다.

이원차 스프레드도 지난해 말 –0.92%포인트에서 –1.0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원차 스프레드는 이자소득자산 보유금리에서 준비금의 부담이율이 뺀 수치다. 이원차 스프레드의 마이너스 수치가 커졌다는 것은 벌어들이는 이자율보다 부담해야 할 이자율이 더 높아 손실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자소득자산 보유금리는 운용자산이익률이 기반이 된다.

전 사장으로서는 저금리 장기화로 자산운용부문의 수익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은 만큼 보험료 인상을 통해 보험영업 수익성을 만회하려고 할 수 있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6790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0.3%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