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자회사 대우에스티가 중소형단지 주택사업을 추진하며 푸르지오 브랜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나온다.

8월1일 공식 출범한 대우에스티는 대우건설이 맡기 힘든 중소형단지 주택사업을 진행한다는 전략을 세웠는데 인지도 높은 푸르지오의 파생 브랜드를 사용한다면 사업 확대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대우건설 자회사 대우에스티, 자이에스앤디 중소형단지 성장 따라간다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21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대우에스티가 푸르지오 파생 브랜드를 주택사업에 적용해 중소형단지 주택사업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를 놓고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에스티가 푸르지오 브랜드를 똑같이 공유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면서도 "다만 푸르지오 파생 브랜드를 활용하는 것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브랜드는 삼성물산의 래미안이나 GS건설의 자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인지도 측면에서 건설업계 상위권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은 최근 서울 강남권과 주요 아파트단지에 프리미엄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적용해 푸르지오 브랜드의 이미지 개선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대우건설은 8월 분양을 시작한 '대치 푸르지오 써밋'과 '천안 푸르지오 레이크사이드'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대치 푸르지오 써밋은 1순위 청약 경쟁률 168.1대 1로 올해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높은 1순위 경쟁률을 보였다.

대우에스티가 대우건설의 오피스텔 브랜드 '푸르지오 씨티'를 함께 사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대우에스티가 중소형 단지 주택사업을 하는 만큼 대우건설의 오피스텔 브랜드도 사업 확대에 힘이 될 수 있다.

현재 대형건설사의 건설 자회사로 중소형 규모 주택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대림산업 자회사 대림건설과 GS건설 자회사 자이에스앤디가 있다.

대림건설은 대림산업과 주택 브랜드 'e편한세상'을 함께 사용한다. 자이에스앤디는 GS건설의 주택 브랜드 '자이'에서 파생된 아파트 브랜드 '자이르네'와 오피스텔 브랜드 '자이엘라'를 적용하고 있다.

대우에스티가 주택 브랜드로 푸르지오 파생 브랜드를 사용하게 되면 주택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자이에스앤디의 주택 브랜드 전략과 유사한 방안을 활용하는 셈이다.

자이에스앤디는 자이의 파생 브랜드를 활용해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자이에스앤디는 소규모 주택사업에서 자이 브랜드파워를 발휘하며 올해 주택사업부문에서 매출 1천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244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자이에스앤디가 본격적으로 주택사업을 펼친 첫 해인 2019년 주택사업부문 매출은 200억 원이었다. 2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셈이다.

대우에스티의 성장은 장기적으로 대우건설의 연결실적과 기업가치 상승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KDB산업은행을 대신할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기업가치를 키우는 것이 절실하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은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충분히 높인 뒤 이뤄질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파생 브랜드 활용을 비롯한 대우에스티의 성장전략에 대우건설이 힘을 줄 가능성이 크다.

대우에스티는 대우건설의 100% 자회사로 기존 대우에스티가 푸르지오서비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출범했다.

기존 대우에스티는 강구조물 공사, 푸르지오서비스는 주택 유지보수를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었다.

합병 뒤 대우에스티는 '부동산 종합관리서비스기업'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대우에스티는 우선 대우건설이 진입하지 않는 중소형 규모 단지 주택사업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소규모 주택개발과 재건축,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이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