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부진한 해외법인에 대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개선해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다지기 위해 이런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 실적부진 해외법인 인력 감축 이어져
2일 외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인도와 일본 등 해외법인에서 대규모 인력감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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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코노믹타임스 인도판은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종합해 내년 3월까지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인도법인 임직원들이 대규모로 회사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삼성전자 인도법인에서 전체의 5%에 해당하는 최대 1천 명의 인력이 감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코노믹타임스는 “삼성전자는 인도법인에서의 성과가 목표에 이르지 못하자 인력감축으로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것”이라며 “임원급 인력의 성과급도 대폭 축소됐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30%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수년 동안 스마트폰시장과 TV시장의 경쟁심화로 매출 성장률이 10%대에 그치며 둔화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삼성전자가 일본법인에서 올해 안에 전체의 25%인 100명 정도의 영업부문 직원 등을 단계적으로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을 수성하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며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건비를 대폭 줄이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중국법인에서 현지 스마트폰업체와 경쟁이 심화되면서 전체의 9%에 해당하는 1천 명의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 경영권 승계 앞두고 수익성 개선 주력
삼성전자가 해외법인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 전략과 맥을 함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은 부진한 사업은 재편하고 주력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개선해 경영능력을 인정하고 부드러운 경영권 승계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믹타임스는 “삼성전자 인도법인에서 인력감축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의 일부”라며 “삼성전자의 매출 둔화에 대응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조처”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이며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는 마찰을 빚는 상황”이라며 “이 부회장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에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사물인터넷과 바이오산업 등 신사업에 투자를 늘리며 미래 수익원 찾기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진한 해외법인에서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 전략과 일맥상통한다”며 “당분간은 삼성전자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이런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