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결정한 대규모 화학사업 빅딜에서 이해득실을 따져보면 누가 더 승자일까?

단기적으로 보면 삼성그룹이 더욱 유리하지만 사업 시너지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두 그룹 모두 ‘윈-윈’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의견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의 인수금액 2조8천억 원이 다소 높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이재용과 신동빈의 화학사업 빅딜, 누가 이익봤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이번 ‘빅딜’로 배터리사업과 전자재료사업만 하게 됐다. 삼성SDI는 매각대금을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삼성SDI의 전기차 ‘올인’전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이번 매각은 전지와 전자재료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인데 자동차 전지에 대한 투자재원 마련 차원에서 합리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삼성SDI 케미칼사업부 실적이 사상최고 수준이어서 매각시점도 최적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경우 이번 ‘빅딜’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다른 석유화학기업들이 2차전지, 정보전자소재 등 비석유화학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때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부문에 집중해 수익과 내실을 다져왔다”며 “이번 인수는 그동안의 행보와 다소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인수합병을 통해 롯데케미칼이 얻게 될 이익이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인수금액이 다소 비싸지만 이번 ‘빅딜’이 롯데에 꼭 필요한 인수합병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2018년까지 4조 원 가까운 투자를 해야 하는데 삼성그룹 화학 계열사 인수에 약 3조 원을 쓴다면 3년 동안 7조원을 투자하는 셈”이라며 “지나치게 공격적 투자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이번 빅딜은 화학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롯데케미칼에 반드시 필요한 인수합병”이라며 “인수에 따른 재무적 문제는 없다”고 진단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현금과 현금성자산 1조1856억 원, 단기 금융상품 1조1861억 원 등 동원가능한 현금만 2조3717억 원에 이른다.

이번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 국내 석유화학부문의 장기적 전략은 다운스트림 확장과 수직 계열화 강화를 통해 설비 효율을 높이는 데 있다"며 "이를 통해 이익의 안정성을 높여갈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상승요인"이라고 파악했다.

삼성SDI, 삼성정밀화학, 롯데케미칼 등 이번 빅딜과 관련된 회사들의 주가는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SDI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삼성SDI는 장 개시 직후 한때 3~4%대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하락으로 바뀌었다. 삼성SDI 주가는 전날보다 4.05% 하락한 10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정밀화학의 주가의 낙폭은 더 컸다. 삼성정밀화학 주가는 전일보다 10.17% 하락한 3만7550원으로 장을 마쳤다.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더 떨어졌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이날 장 초반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전날보다 3만8500원(-13.80%) 급락한 24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