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국내
ESG투자시장에서 기준이 되는 평가지표를 선점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ESG투자시장은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
ESG투자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이뤄지는 투자로 최근 해외를 중심으로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12일 NH투자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인덱스사업팀을 중심으로 'iSelect ESG 지주회사지수'(가칭)를 개발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iSelect는 NH투자증권이 개발하는 지수의 브랜드명이다.
NH투자증권은 ESG지수 개발을 통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경영활동에 반영하는 국내회사들을 평가하고 추적하는 체계를 선제적으로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향후 국내 ESG투자규모가 커지면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NH투자증권의 ESG지수가 널리 활용될 수 있다.
최근 해외에서는 ESG투자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규모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2020년 1분기 ESG펀드에 105억 달러가 유입됐고 이 가운데 약 80억 달러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모건스탠리의 'ESG MSCI U.S.A' 지수를 추종하는 헤지펀드회사 블랙록의 'iShares ESG MSCI U.S.A ETF' 펀드는 1월
순유입 19억3100만 달러를 나타내며 세계 펀드 가운데 유입액 기준 7위를 보이기도 했다.
반면 국내 ESG지수는 아직까지 활용도가 높지 않다. 해외 ESG지수와 비교해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보고서에서 "코스피200 내 단일종목인 삼성전자의 압도적 비중에 따른 왜곡이 일어나는 등 ESG지수 구성에 문제가 있다"며 "결국 국내 책임투자 규모의 확대되고 ESG지수가 정교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ESG투자규모가 작고 제대로된 평가가 가능한 기업이 한정돼 있어 정확한 지수산출이 어렵다는 것이다.
7월 기준으로 현재 국내 ESG지수는 'KRX ESG Leaders', 'KRX Governance Leaders 100', 'KRX Eco Leaders 100', 'KRX ESG 사회책임경영지수(S)', '코스피 200 ESG 지수', '코스닥 150 거버넌스 지수' 등 6개다.
NH투자증권은 일찌감치 ESG 분석에 뛰어들며 얻은 리서치 역량을 바탕으로 지표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NH투자증권은 2019년 6월부터 상장회사 가운데 업종을 대표하는 15개 기업을 ESG 측면에서 분석해 같은해 10월 ESG리포트를 발간했다. ESG 관련 리포트를 내놓은 것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최초다.
리포트에는 SK하이닉스, 삼성물산, 현대제철 등 주요 회사들의 ESG 요소와 관련한 정량적 비교분석과 정성적 평가, 주요 이슈 등이 담겼다. 리포트 분량은 349쪽에 이른다.
NH투자증권은 올해 3월에도 후속 리포트를 발간하며 지속적으로 분석 내용을 보완하고 있다.
현재 국내 ESG투자시장 규모는 해외시장과 비교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정부정책 등으로 올해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9년 말 국민연금은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방안'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ESG투자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기금운용원칙에 ‘지속가능성 항목’을 추가하고 기금 전체 자산에 ESG를 고려하는 책임투자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발의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더욱 정교한 ESG지수 산출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SK투자증권 김수정 연구원은 3월 보고서에서 "작년과 올해 ETF(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 돈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ESG의 인기는 대단하다"며 "특히 2020년은 ESG ETF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