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시대에 삼성정밀화학은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삼성정밀화학은 삼성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부문과 사업적 시너지가 있는 곳으로 꼽혀 한화그룹에 화학과 방산 계열사 매각 과정에서 제외된 화학계열사다.

삼성정밀화학은 8월 핵심 전자소재사업인 2차전지 소재사업을 삼성SDI에 넘겨주면서 매각설에 휩싸였다.
 
삼성정밀화학은 올해 3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경영실적을 냈다.

◆ 삼성정밀화학, 3분기 실적 쾌청

삼성정밀화학 주가는 21일 전일보다 2.97% 오른 3만9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정밀화학 3분기 실적에 대해 호평이 이어지며 주가도 올랐다.

  삼성그룹, 마지막 화학계열사 삼성정밀화학 매각할까  
▲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
삼성정밀화학은 3분기에 매출 3171억 원, 영업이익 190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삼성정밀화학 영업이익의 시장전망치는 120억 원 수준이었으나 실제 영업이익은 뛰어넘었다.

삼성정밀화학은 염소와 셀룰로스계열 등 주요제품의 가동률 상승과 환율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정밀화학은 본업의 회복으로 성장동력에 대한 우려를 씻어냈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삼성정밀화학은 3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 양극활물질 사업의 매각이 옳은 선택임을 입증했다”며 “염소·셀룰로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과거 성수기 수준으로 체질이 회복”됐다고 분석했다.

양극활물질 사업부는 그동안 분기당 40억~50억 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정 연구원은 “양극활물질은 그룹사 수요만 기대했던 불확실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4분기에 삼성정밀화학이 20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2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내면 이는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삼성정밀화학이 주력 제품의 수익성 회복으로 분기 150억 원 이상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지속적으로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삼성그룹, 삼성정밀화학 매각할까

삼성정밀화학이 2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3분기도 호조를 이어가자 시장에서 삼성정밀화학 매각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그룹이 매각을 결심했다면 지금이 적기라는 것이다.

삼성정밀화학은 25일 삼성역 글라스타워로 사무실을 이전한다. 삼성정밀화학은 그동안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소재연구단지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곳을 떠나 서울에 둥지를 틀게 됐다.

  삼성그룹, 마지막 화학계열사 삼성정밀화학 매각할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정밀화학이 다른 계열사가 입주하지 않는 글라스타워를 사무실로 삼으면서 매각설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이 사무실 이전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8월 말이었다. 삼성정밀화학은 수원 소재연구단지에 위치한 연구동을 삼성전자에 넘겼다.

삼성정밀화학은 이와 함께 삼성SDI에 2차전지 소재사업을 양도했다. 그 대신 삼성정밀화학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BP화학 지분 29.2%를 인수해 보유지분을 49%로 늘렸다.

2차전지 사업은 삼성그룹이 내세우고 있는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다. 삼성정밀화학은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활물질 개발에 4년 이상을 투자해 지난해 양산에 성공했다.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전지소재분야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삼성정밀화학이 2차전지 소재사업부를 삼성SDI에 양도한 대목은 더욱 주목을 받는다.

삼성그룹에서 삼성정밀화학에 화학부분만 남겨 삼성정밀화학을 매각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삼성정밀화학이 삼성그룹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10% 미만으로 줄아고 있는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물론 삼성그룹은 삼성정밀화학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하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삼성그룹에서 마지막 남은 화학계열사다.

삼성그룹은 올해 한화그룹에 방산분야와 화학분야 계열사 4곳을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정밀화학은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고 있어 전자계열사와 시너지가 있다는 이유로 매각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삼성정밀화학이 2차전지 소재사업을 삼성SDI에 넘기면서 그 이유도 사라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