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르면 7월 중으로 유가증권 매입에 들어간다. 우리은행이 유가증권을 직접 사들이는 것은 6년 만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우리은행을 통해 유가증권 투자시장에 직접 진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 행장은 저금리 기조에 낮아진 이자수익을 보완하기 위해 비이자수익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유가증권 투자를 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 투자에 힘을 쏟는 것은 우리은행의 유가증권 수익규모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왜소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분기에 유가증권 수익 36억 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1231억 원), 신한은행(911억 원), 하나은행(748억 원)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권 행장은 유가증권 투자부문의 강화를 위해 이미 지난 3일 발표한 조직개편에서 증권운용부를 신설해 인력 구성을 마쳤다.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 운용 역량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운영전략을 실행함으로써 예대마진 의존도를 점차 낮추겠다는 것이다.
증권운용부는 2014년 이광구 전 우리은행 행장이 트레이딩부로 통합했던 부서를 새롭게 부활한 것으로 자금시장그룹으로 편입됐다. 자금시장그룹은 은행의 여유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그룹으로 은행의 자금 증식을 위해 채권, 주식, 외환상품 등에 투자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증권운용부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직개편을 통해 유가증권 투자를 직접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직개편을 놓고 권 행장이 수익성 개선에 더해 우리은행에 '권광석 색 입히기'에 나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권 행장은 상반기 조직개편에서 코로나19로 은행업황 전반에 영업이 위축돼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는데 7월 조직개편에서 투자 확대에 힘을 실었다. 이를 두고 권 행장이 하반기에 투자은행 전문가 경력을 살려 비이자 수익 창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 행장은 우리은행 내에서 대표적 투자 전문가로 평가된다. 행장 선임 당시에도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는 권 행장의 장점으로 기업금융과 해외투자 경험 등을 꼽았다.
권 행장은 2017년 2월 우리은행 IB그룹 부행장을 역임하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도 이끌었다. 2018년 2월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에 올라 50조 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했다.
권 행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로 1년이지만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도전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