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NH농협은행 은행장이 해외진출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출장 등이 제한되면서 손 은행장이 해외진출 후발주자로서 NH농협은행의 약점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NH농협은행 해외진출 다급한 손병환, 코로나19로 속도 못 내 답답

손병환 NH농협은행 은행장. 


6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사업전략인 ‘6개국 6인가 프로젝트’ 가운데 미얀마 은행업 진출을 대비한 대표사무소 설립은 마무리가 됐지만 나머지 사업은 올해 안에 특별한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 

6개국 6인가 프로젝트는 △아시아지역 기업투자금융 허브 육성을 위한 홍콩 지점 개설 △아시아태평양 투자은행(IB) 특화점포 확보를 위한 시드니 지점 개설 △중국 내 거점 확보를 위한 베이징 사무소의 지점 전환 △베트남 영업 확대를 위한 호찌민 사무소의 지점 전환 △서남아시아 거점 확보를 위한 인도 노이다 지점 인가 △미얀마 은행업 진출을 대비한 대표사무소 설립 등이다.

이에 앞서 NH농협은행은 6월29일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양곤 사무소 설립 인가를 받았다.

6개국 6인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의 성과를 냈지만 양곤 사무소는 은행지점 설립을 위한 운영사무소라는 점에서 규모가 작고 인원도 많지 않다. 

사업의 중요도나 상징성 등에서 지점 설립보다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더욱이 앞으로 은행지점 인가를 받기까지는 최소 2년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출장제한, 금융당국 면담제한 등 해외지점 설립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특히 올해 안에 홍콩 지점 설립 인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세웠는데 현재로선 코로나19와 홍콩 국가보안법 사태 등을 지켜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홍콩 지점 설립 이외에는 설립인가 획득 목표를 대부분 2021년으로 뒀지만 세부적 논의가 미뤄지면서 목표 자체를 연기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손 은행장은 내부검토를 강화하는 등 역량을 집중하고 진출 예정국가의 금융당국과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진출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 힘들어지면서 손 은행장의 마음은 더욱 급해질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첫 해외지점 설립이 2013년일 정도로 진출 시도 자체가 늦어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후발주자로 꼽힌다.

글로벌 진출이 늦은 만큼 그 차이를 따라잡기 위해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한 손 은행장이 선임됐는데 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사업 기반을 다지고 다양한 방식의 해외진출 경로를 모색하는 초기 단계를 지나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야하는 시점에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나 뛰기도 전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손 은행장은 NH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겸 NH농협은행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역임하는 등 해외사업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농협의 해외사업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농협중앙회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도 거쳤다. NH농협은행의 해외진출 전략에 이해도가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