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포스트 코로나19 신사업으로 물류 낙점, 롯데 물류통합 서둘러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5월20일 충북 진천 롯데글로벌로지스 물류센터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롯데지주>

롯데그룹이 택배·물류사업을 포스트 코로나19시대의 신사업으로 점찍으면서 롯데ON을 필두로 한 유통업 온라인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유통업의 주요 경쟁력으로 떠오른 배송서비스뿐 아니라 코로나19로 비대면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물류서비스가 핵심 사업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5월 말에 일본에서 돌아온 뒤 진행된 임원회의에서 직접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19에 대비해 신사업 발굴을 주문했는데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택배·물류사업이 첫 주자로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도 충북 진천 롯데글로벌로지스 물류센터 건설현장을 찾아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줄이고 온라인쇼핑을 더욱 활발하게 하기 시작하면서 택배허브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진천의 택배 메가허브 터미널은 적기에 잘 시작된 프로젝트인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를 잘 완료해 모범적인 그룹 신사업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바탕으로 전국 곳곳에 물류통합센터를 세우고 있다.

2973억 원을 투자해 충북 진천군에 중부권 메가허브 터미널을 2022년까지 건설한다.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DT(디지털 전환) 기반의 차세대 택배 터미널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또 762억 원을 투자한 ‘영남권 물류통합센터’는 2021년 가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1588억 원이 투자된 ‘여주의류통합센터’도 2022년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택배·물류사업을 코로나19 이후에 추진할 신사업으로 점찍으면서 롯데그룹 유통사업의 물류망 정비도 한층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롯데ON 물류시스템은 아직 통합되지 않은 채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롭스 등 각 사업부문이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중장기적으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삼아 통합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통합물류체계가 꾸려지지 않았다는 점은 롯데ON이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모바일앱은 하나로 통일됐지만 여전히 각 사업부별로 개별적으로 재고 관리 및 배송 등을 운영하다보니 완전한 ‘통합 온라인몰’로써 비용적 측면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롯데ON은 일단 소규모 물류망을 자동화하고 나머지는 각 사업부의 오프라인 매장들을 풀필먼트센터로 바꾸는 등 배송서비스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 구색이나 롯데ON 서비스 안정화, 멤버십서비스 등은 결국 롯데그룹이 지닌 역량을 발휘하면 큰 격차 없이 따라 붙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룹 차원에서 택배·물류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앞으로 2~3년 안에 대규모 통합물류체계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