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가 게임사업을 분사한다. 다음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게임 셧다운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이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 규제에 대한 자구책인 것으로 보인다.

  최세훈, 규제 피하려 다음 게임사업 분사  
▲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8일 이사회를 열어 게임사업 부문을 분리해 독립시키기로 결정했다. 다음은 오는 7월까지 게임사업 부문 분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PC, 모바일 게임 등 급변하는 국내외 게임시장에 강력한 경쟁기반을 확보하려면 전문성을 가진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가 필요하다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분사 이유를 설명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게임사업에서 이제껏 흥행에 성공한 게임없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2012년 게임개발사 온네트를 인수하고 일본 모바일게임사 DeNA와 협약하는 등 게임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으나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이번 분사를 통해 부진의 꼬리를 끊고 게임사업에 신바람을 불어넣겠다고 했다. 홍성주 다음커뮤니케이션 게임부문장은 “게임사업 부문의 분사를 통해 경영진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독립경영을 통한 권한과 책임을 확대하여 공격적으로 게임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최근 검은사막, 플래닛사이드2, 위닝펏 등의 게임을 분사법인을 통해 성공적으로 게임시장에 안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사에 대한 냉소적 시선도 있다. 게임사업 분사는 게임에 대한 규제가 직접적으로 다음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꼬리자르기’라는 분석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4일 셧다운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게임에 대한 규제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하거나 게임회사 매출액의 1%를 기금형식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법안도 준비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셧다운제에 합헌 결정 이후 발빠르게 분사를 준비해 게임에 대한 강화된 규제가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닥칠 영향을 사전에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네이버도 지난해 8월 게임사업을 분리해 NHN엔터테인먼트를 세웠다. 당시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빠른 움직임이 중요하기 때문에 분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게임규제를 피하기 위한 조처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