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리히어로(DH)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는 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앱 ‘요기요’가 거래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한 만큼 시장 지배력과 관련한 엄정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제기된다.
 
요기요 배달의민족 계속 공정위 감시망에, 기업결합 승인 장담 못 해

▲ 배달의민족(왼쪽)과 요기요, 배달통 로고.


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요기요 과징금을 부과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배달음식점시장과 관련해 판단한 만큼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도 음식점과 배달앱 사이 관계를 들여다 볼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공정위는 요기요가 배달음식점과 관련해 소비자에 접근할 수 있는 독점적 경로를 보유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요기요가 2013년부터 음식점들에게 최저가를 강요한 것이 경영 간섭행위라고 보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의 이런  태도를 고려하면 기업결합에서 주요 쟁점인 시장지배력을 판단할 때도 이런 점을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5월 국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배달의민족의 수수료가 높고 낮은지보다는 최근 수수료 체계 변경을 시도한 것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판단할 근거가 되는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요기요의 이번 불공정거래에 의한 과징금도 음식점과 배달앱 사이 거래에서 거래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한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거래적 지위 남용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말한다.

앞으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이 기업결합을 한 뒤에 음식점과 관련한 정책을 변경한다면 음식점들이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결합심사에서 이와 관련해 엄격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부분은 소비자 편익과 맞닿아 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이 기업결합을 한 뒤에 정상적 경쟁을 펴지 않고 수수료 등의 부분에서 담합한다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이 볼 수 있어 공정위가 엄격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이 국내 배달앱시장의 점유율 10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할 수 있는지 여부도 중요한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을 제외하고 쿠팡이 운영하는 ‘쿠팡이츠’와 위메프가 운영하는 ‘위메프오’가 최근 국내 배달앱시장에 진입했지만 아직까지 의미있는 점유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만 딜리버리히어로와 공정위는 이번 과징금 부과와 관련해 기업결합심사와는 별개의 사건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앞서 공정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때 입장문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지키기 위해 최저가 보장제를 시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최저가 보상과 관련한 사안은 2013년에 있었던 사건으로 현재 기업결합과는 관련이 없다”며 “앞으로 기업결합이 진행되더라도 요기요와 배달통 등의 운영을 따로 진행하면서 경쟁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