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오랜 희망이었던 전력연료비 연동제를 상반기에 마련할 전기요금 개편안에 담아낼 수 있을까?
한국전력은 국제연료 가격 하락에 힘입어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돼 전기요금 인하여력이 생기며 전력연료비 연동제 도입을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더구나 국책연구기관까지 연동제를 정식으로 건의하면서 한국전력 내부에서 도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상반기를 목표로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개편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전력연료비 연동제가 포함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전력연료비 연동제는 유가와 정책비용의 영향을 받는 전력 도매가격(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구매하는 단가)을 소매가격인 전기요금에 주기적으로 자동반영하는 제도다.
현재 국내 전기요금체계는 전력 도매가격과 전기 소매가격을 연동하는 전력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지 않고 사용량에 따라 일정한 금액을 부과한다.
한국전력이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돼 전기요금 개편방안으로 전력연료비 연동제를 꺼내놓기 좋은 환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연료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력 도매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현재 전력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면 전기 소매가격도 떨어질 수 있으니 국민들의 저항 없이 연동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전력은 1분기에 국제연료 가격 하락에 힘입어 영업이익 4305억 원을 냈다. 올해 전체로 영업이익 약 3조 원가량을 내며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돼 전기요금을 인하할 여지가 생겼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이익 개선 모멘텀은 시간이 흘러 여름에 가까워질수록 선명해질 것”이라며 “한국전력은 국제연료 가격 하락으로 비용 절감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전력연료비 연동제 도입을 제안하는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한국전력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내외 에너지와 자원에 관련된 분야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내 에너지부문 요금체계 현황 진단 및 정책방향 연구’ 보고서에서 “성공적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도 전력부문에서 발생되는 비용요소를 적기에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전력연료비 연동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원가를 적기에 반영하는 요금제도는 한전 경영뿐만 아니라, 국가, 전기소비자, 투자자 모두의 장기적 이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며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에서 전력연료비 연동제의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한국전력도 제도 도입에 말을 아끼고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현재까지 전기요금체계 개편안과 관련해 결정된 내용은 없다”며 “전력연료비 연동제 도입 가능성에 관해 있다 없다라고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한국전력이 낸 개편안을 놓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가 협의한 후 전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인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에서도 전력연료비 연동제 도입의 필요성과 함께 현재 시점이 적절한 시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요금 변동성이 증가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어 전력연료비 연동제가 실제로 도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저유가 시기인 지금이 전력구입비 연동제를 도입할 기회라는 의견이 많은 것은 알고 있다”며 “전기요금 체계를 더욱 합리적 방향으로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