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빅데이터, 디지털 컨버전스 등 디지털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요소로 꼽히면서 이와 관련한 인재를 찾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는 디지털분야 인재를 찾는 기업들을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그룹(Digital Transformation Project Group, 이하 DTPG)’을 운영하고 있다. 
 
커리어케어 '디지털인재그룹', 기업 디지털 전환 주역을 디자인해주다

▲ 커리어케어 DTPG그룹장 윤승연 전무


비즈니스포스트는 29일 이 그룹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 컨설턴트들로부터 디지털인재와 관련한 채용동향을 들어 봤다.

윤승연 전무(그룹장, 이하 윤) : 커리어케어 DTPG에는 IT 직무 전문가, 소비재산업, 제조산업,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금융산업 등 각 산업의 전문가들이 함께한다. 이들은 산업별 디지털 전환 관련 이슈를 발굴하고 트렌드를 분석해 그에 맞는 디지털 핵심인재를 추천하고 있다.

박혜준 전무(금융산업 담당, 이하 박혜준) : 국내 금융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전체 직원의 25%가 IT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다. 또 2017년 9월에 진행된 신규채용에서 기술부문이 46%를 차지했다. JP모건도 IT 전문 인력만 5만여 명이며 이 가운데 핀테크 관련 특허 개발자는 1만8천 명에 이른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KB국민은행은 정기공채를 통해 블록체인, 데이터분석, 오픈 API,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신입ICT' 분야에서 약 130명을 채용했다. 또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위원회’를 구성해 2020년 말까지 디지털 전문인력 4천 명을 육성하려고 한다.  

이렇게 보험사, 카드사, 증권사 등 모든 금융회사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전문가, 클라우드 전문가, 핀테크 전문가를 영입하는 데 분주하다. 

박형준 상무(유통산업 담당, 이하 박형준) : 유통산업의 주요 고객을 살펴보면 크게 디지털 세상을 경험한 ‘디지털 네이티브’와 아날로그시대에 태어났지만 디지털 세상으로 이주해온 ‘디지털 이미그런트’로 나눌 수 있다.

유통시장도 둘로 나눠져 있다. 기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온라인과 모바일을 접목한 기업과 순수하게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을 위주로 한 기업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전환 관련 인재들은 유통업계에서도 필수적이다. 

과거에는 대면고객 경험에 익숙한 대기업 출신의 특정 직무 전문가를 선호했다면 지금은 금융권, 카드사, 통신사 등에서 대량의 고객 데이터를 다뤄본 경력과 유통 백그라운드를 동시에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 

마케팅 분야에서도 SAS, R과 같은 통계 툴을 활용하는 능력을 갖추거나 일정수준 이상의 IT 지식을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다. 

윤 :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은 최근 디지털인재 영입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소비자의 소비행태를 분석하고 그에 적합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리서치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해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했지만 지금은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욱 정확하고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재들이 필요한 이유다.

이런 움직임은 많은 데이터를 소유한 금융권이나 소비재산업에서 먼저 시작됐다. 

통신기업, 전통 제조산업에서도 글로벌 닷컴 사이트에 이커머스 기능을 넣어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예를 들어 제조기업은 생산 데이터를 분석해 미리 불량품 발생을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다. 

유정록 상무(이하 유) : 내가 담당하고 있는 IT·전기전자·제조기업들은 주로 데이터마이닝(이미지, 텍스트, 시그널), 데이터사이언티스트, 통계분석, 이미지프로세싱, 로봇, 클라우드, 최적화 알고리즘 개발자, 디지털마케터 등을 채용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기업들은 유통단계를 줄이고 불량품을 미리 막는 방법으로 비용 절감을 이뤄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실무자나 팀장급을 원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기업에서는 디지털 관련 인재들을 임원급으로 영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두산그룹은 2017년 11월 SAP코리아의 형원준 대표를 CDO(최고디지털책임자, Cheif Digital Officer) 사장으로 영입했고 현대중공업그룹도 한국스마트제조산업협회장 출신의 김태환 부사장을 CDO로 영입했다. 

삼성전자는 올세인츠(All Saints)의 CEO를 지낸 글로벌 디지털마케팅 전문가 윌리엄 김을 무선사업부 리테일 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고 인공지능(AI)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위구연씨를 펠로우로, 아마존 출신의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장우승 박사를 빅데이터 개발 총괄 전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커리어케어 '디지털인재그룹', 기업 디지털 전환 주역을 디자인해주다

▲ 박혜준 커리어케어 전무.


박형준 : 디지털인재를 원하는 기업들은 산업영역을 가리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늘어나고 있지만 관련 전문인력은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커리어케어는 DTPG를 통해 해외 디지털 핵심인재의 현황을 파악하고 인재풀을 꾸려 관리하고 있다.

최진아 상무(제조산업 담당) : 디지털인재는 컴퓨터공학, 통계학, 수학,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을 전공하고 자바·자바스크립트, R, 파이썬 등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텐서플로(TensorFlow), 케라스(Keras), 파이토치(PyTorch) 등의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을 우대하고 있다. 

특히 최신 딥러닝 기술 등의 지식을 보유한 인재를 채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또 이커머스기업이나 카드사 출신의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찾는 기업들도 많다. 
 
요즈음 구글에서 제공하는 웹로그 분석 툴 ‘구글 애널리틱스’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LG그룹은 구글 애널리틱스360을 전사 툴(tool)로 선정해 필수역량요건으로 삼고 있다. 

‘어도비 애널리틱스’를 사용하는 기업도 느는 추세다. 이 밖에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증으로는 데이터분석전문가(ADP/ADsP) 등이 있다. 

윤: 데이터3법 통합으로 마이데이터 시대가 본격화하면 의료, 금융, 통신, 유통, 에너지 등 산업분야에서 이와 관련한 사업이 가시화하고 기존의 플랫폼도 종합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본다.

커리어케어 DTPG는 고객 기업들의 디지털화 프로세스를 적극 지원하고 협력하는 전략적 파트너다. DTPG 운영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업들의 면담요청이 크게 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