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J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자산관리 등 주요 사업에서 JB금융 계열사의 힘을 합치는 협의체조직으로 경쟁력 강화의 고삐를 더 단단히 죄고 있다.
김 회장은 JB금융이 작은 규모에도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작지만 강한 강소금융그룹'으로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경제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춰냈다.
22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김 회장이 지난해부터 JB금융지주에서 추진한 수익성 중심의 성장전략을 놓고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JB금융지주는 2018년 이후 외형 확장보다 질적 개선과 효율적 자본 배분을 앞세워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며 "지방금융지주의 지역적 한계를 성장전략으로 극복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JB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뒤 강소금융그룹으로 도약을 목표로 제시하며 강도 높은 효율화 작업을 주도해 비용을 절감하고 주력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JB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2018년보다 41.6% 증가한 3419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고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0.2%로 업계 최고수준을 보였다.
김 회장은 최근 JB금융그룹에 계열사 사이 협업을 추진하는 그룹 시너지협의체를 새로 도입하며 이런 전략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JB금융그룹 시너지협의체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등 주요 계열사 임원과 부서장이 참여해 투자금융과 자산관리, 디지털 등 주요 사업부문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추진하는 조직이다.
국내 대형 금융지주가 잇따라 그룹 차원 협업조직인 매트릭스를 도입해 시너지 강화를 노리는 흐름에 맞춰 JB금융그룹도 비슷한 형태의 협의체를 신설한 것이다.
JB금융은 그룹 협의체를 통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등 계열사가 정보를 공유하고 금융상품 설계와 영업 등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구조를 갖춰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계열사들이 비슷한 사업 분야에서 힘을 합쳐 사업을 진행하면 인력과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기 때문에 JB금융의 수익성 개선을 우선순위로 앞세우던 김 회장의 기존 전략과도 일치한다.
JB금융 관계자는 "협의체를 구성하면 자회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중복 투자를 피해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며 "협의체 운영 대상 사업부문을 꾸준히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그룹이 최근 동남아 지역에 진출을 확대하며 해외에 있는 계열사들 사이 유기적 협력을 강조하는 만큼 앞으로 글로벌사업을 담당하는 그룹협의체 신설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JB금융지주는 최근 베트남 증권사 인수를 마무리해 계열사로 편입했고 기존에 인수한 캄보디아 상업은행과 JB우리캐피탈 미얀마법인을 연계하는 '금융벨트'를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 회장이 JB금융 계열사들 사이 협력을 강화하며 비용 절감에 더욱 고삐를 죄는 것은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상황을 돌파하는 데 효과적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는 일제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과 리스크에 대응해 비용을 절감하며 수익성을 최대한 방어할 수 있는 체질 개선에 저마다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JB금융지주는 이미 체질 개선을 상당 부분 이뤄낸 만큼 실적을 선방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전 연구원은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은행권 전반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하지만 JB금융지주는 선제적으로 부실자산 위험을 낮추고 이익 안정성을 높여 수익성 방어에 차별화한 강점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베스트증권에 따르면 올해 신한금융과 KB금융, 하나금융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자기자본이익률은 7~8% 안팎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BNK금융과 DGB금융 등 지방금융지주 자기자본이익률은 6% 내외로 예상된다.
JB금융지주의 올해 자기자본이익률은 9%대로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줄어들겠지만 국내 금융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강소금융그룹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은 2월 열린 2019년도 실적발표회에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안정적 성장 기반과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해 규모는 작지만 수익성이 높은 금융그룹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