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게임’ 인사로 꼽히는 이동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세연 미래통합당 의원의 빈자리를 기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신인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당선인 등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후보(오른쪽)가 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하고 기뻐하고 있다.
16일 확정된 21대 총선 당선자들을 살펴보면 게임산업을 향한 의원들의 관심이 기존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조승래 의원이 게임산업에 관심이 깊은 인물로 꼽힌다.
조 의원은 대전시 유성구갑에서 지지율 56.5%로 재선에 성공했다.
조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게임산업진흥을 위한 법률을 개정하겠다고 공약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현 게임산업법 전부 개정안을 만들어 21대 국회에 법안을 상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존 게임산업법은 ‘바다이야기’가 문제로 떠오른 시기에 만들어진 탓에 진흥보다 규제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조 의원은 다음 임기 때 게임기업들이 더 자유로울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2017년 이동섭 의원 등과 함께 국회 안에 ‘대한민국 게임포럼’을 조직해 공동대표를 지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데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도 기존 국회의원 가운데 게임산업 진흥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 의원은 부산시 해운대구갑에서 59.4%를 득표하며 3선에 성공했다.
하 의원은 지역구에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대회를 유치해 e스포츠산업을 활성화하고 게임문화 콘텐츠 융복합타운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말 e스포츠단 그리핀과 ‘리그 오브 레전드’ 카나비(본명 서진혁) 선수 사이에 얽힌 불공정계약 문제를 풀어내며 리그 오브 레전드 이용자들과 e스포츠 시청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하 의원은 게임업계에서 ‘카나비 구출작전'으로 알려진 그 일을 해결한 뒤 이동섭 의원 등과 e스포츠 표준계약서를 마련하는 작업을 추진해왔다.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게임업계 인사로서 국회에 진출한 새 인물로 꼽힌다.
류 당선인은 스스로가 게임업계 및 업계 종사자들을 대표할 적임자라고 내세운다. 과거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에서 일을 하며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류 당선인은 포괄임금제 폐지 등 업계의 근로문화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산업을 챙기겠다는 태도도 내놓고 있다.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여섯 시간 동안 청소년이 게임을 할 수 없게 하는 셧다운제도를 폐지하는 데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류 당선인은 중국 게임들이 한국에 쏟아져 들어오고 선정적 광고를 내보내는 것을 두고 문제의식을 지녔다. 광고와 게임 모두에 걸친 문제라 해결이 힘든 점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도 정의당은 중소 게임회사들이 살아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내놓겠다고 공약했다. 플랫폼 수수료를 낮추는 등 방안을 준비 중이다.
▲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류 후보에게 힘이 실릴지는 미지수다. 선거 전부터 ‘대리게임’ 등 다양한 논란을 몰고 다니며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5석 밖에 확보하지 못한 책임도 일부 지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게임업계 대표의원으로 불리던 인물들이 낙선했다.
이동섭 미래통합당 의원은 재선에 실패했다.
이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게임 관련 법안을 가장 많이 대표발의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엔씨소프트를 둘러보자고 제안한 위원도 이 의원이다.
이 의원은 게임분야 전문 비서관까지 둘 정도로 게임산업에 애정을 쏟은 덕분에 게임 이용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그가 국회 재입성에 실패하면서 게임을 진흥하는 정책에서도 힘이 빠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병관 의원도 성남시 분당구갑에서 미래통합당 김은혜 후보와 초접전을 벌인 끝에 0.7%포인트 차이로 떨어졌다.
김 의원은 게임업계 출신 첫 국회의원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웹젠을 창립했으며 지금까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백지신탁 문제로 문체위가 아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활동을 하면서도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 등을 발의하고 셧다운제도 폐지를 시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