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스동서 태영건설 호반건설 등 중견건설사가 폐기물처리업체 코엔텍 인수전의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시선이 모인다.
경기를 잘 타지 않는 폐기물처리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변동성이 높은 건설업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 (왼쪽부터)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대표이사 사장,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
14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환경관련 제도 및 규제로 폐기물처리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신규 매립지 확보는 어려워 기존 폐기물처리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은 지금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폐기물 처리시설 구축 등 법적 규제가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은 점도 중견건설사들이 폐기물처리업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요인으로 파악된다.
건설업은 대표적 수주산업으로 유동성 확보가 중요한 만큼 폐기물처리업체의 높은 현금창출력 또한 중견건설사에 매력적일 수 있다.
다만 대형건설사들은 해외사업장이 여럿 있어 국내사업 위주인 중견건설사들이 폐기물처리업체에 주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엔텍은 울산을 중심으로 일반폐기물과 지정폐기물의 매립, 소각, 열 판매 등을 하는 국내 상위권 폐기물처리업체다. 2019년 개별기준으로 매출 711억 원, 영업이익 284억 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40%에 육박한다.
이 회사의 폐기물매립 단가는 2018년 톤 당 12만1천 원에서 2019년 톤 당 18만6천 원으로 54%가량 상승했는데 수급 불균형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특히 스팀사업은 코엔텍 사업 가운데 이익률이 가장 높은 부문으로 꼽힌다. 이는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나오는 열을 화학 관련 업체 등에 판매하는 것으로 코엔텍은 울산공단의 SKC, SK에너지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은 아무래도 경기에 민감하다보니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폐기물처리업으로 건설사들이 시선을 돌리는 것 같다”며 “건설사에게 익숙한 폐기물처리업을 징검다리 삼아 에너지사업으로도 자연스레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지분 62.61%를 보유한 환경 자회사 TSK코퍼레이션을 통해 이번 코엔텍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환경부문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데 지주사체제 전환 등과 맞물려 TSK코퍼레이션의 기업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TSK코퍼레이션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6540억 원, 영업이익 1100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31%가량 늘었다.
TSK코퍼레이션은 2019년 340억 원을 들여 폐기물처리업체 디에스프리텍을 인수한 데 이어 베트남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수처리부문도 꾸준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2019년 6월 건설폐기물 1위 업체 인선이엔티를 인수하며 폐기물사업에 뛰어들었다. 아이에스동서는 2019년 말 인선이엔티 지분 33.52%를 확보한 최대주주다.
인선이엔티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17년 219억 원, 2018년 239억 원, 2019년 296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아이에스동서는 최근 요업회사 이누스 등 매각을 결정했는데 이렇게 확보한 자금 3천억 원가량을 건설폐기물사업 확장에 사용한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서혜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에스동서는 국내 환경 관련 사업 투자를 지속하는 등 인선이엔티와 중장기적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건설폐기물 처리 단가는 견고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인선이엔티 실적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반건설은 현재 폐기물처리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코엔텍 인수 후보군으로 떠오르는 건설사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인수합병(M&A)을 통해 레저, 농산물 유통, 금거래 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대했다.
최근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는 코엔텍 지분 59.29%와 비상장회사 새한환경 지분 100%를 매물로 내놨다. 안정적 수익창출력으로 코로나19에도 여러 중견건설사 등 전략적 투자자와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가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관사인 JP모간은 이르면 이번주 적격인수후보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