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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정용진, 롯데면세점의 아성 넘어설 수 있을까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09-17 1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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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국감 출석을 숨죽이고 지켜봤다.

두산그룹은 이미 서울 시내면세점에 도전장을 냈고 신세계그룹도 지난번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쓴잔을 들고 난 뒤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그룹은 롯데면세점의 소공점과 제2롯데월드점 가운데 한 곳이 재승인심사에서 탈락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 기회는 신 회장이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 롯데면세점의 특혜의혹를 어떻게 방어하느냐에 달려있었다.

두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신 회장의 국감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을까?

◆ 두산, 동대문 상권 앞세워 롯데 아성에 도전

두산그룹의 지주사격인 두산은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를 앞세워 면세점 특허 경쟁에 출사표를 던졌다.

  박용만 정용진, 롯데면세점의 아성 넘어설 수 있을까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7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차년도 산업혁신운동 성과보고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동대문의 ‘터줏대감’으로서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동대문 상권을 대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두산은 서울 강북권 면세점인 'SK워커힐'과 '롯데소공점' 두 곳 가운데 한곳을 대신해 면세점을 차지하는 방안을 노리고 있다.

두산은 면세점 운영 노하우가 없지만 동대문 상권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박용만 회장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확보하고 있다.

박 회장은 2013년부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라는 공직을 맡으면서 재계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박 회장은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과 한중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한국기업이냐 일본기업이냐 국적논란이 이는 반면 두산그룹은 한국 근대사와 함께해 온 기업으로 재조명받고 있다”며 “박 회장이 중공업사업에 치중하다 뒤늦게 면세점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런 부분까지 염두해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회장은 면세점 심사를 앞두고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는 등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한 활동에 시동을 걸고 있다.

면세점 참여기업의 지역사회 공헌활동은 면세점 평가항목 가운데 하나다.

박 회장은 14일 임직원들과 함께 서울 중구청과 중구의 9개 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 자율방범대의 도움을 받아 아동 왕래가 잦은 횡단보도 14곳에 옐로카펫을 설치했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 1만여 명의 임직원들이 ‘두산인 봉사의 날’ 행사를 통해 세계 16개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세계 각지에서 오늘 하는 활동들이 이웃들의 마음에 전달될 수 있도록 진정을 담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 16일 동대문의 랜드마크로 떠오르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운영하는 법인인 서울디자인재단과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신세계, 면세점 재도전 저울질

신세계그룹은 시내면세점 재도전에 나설지 고심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협력회사 채용박람회에 참석해 면세점사업을 묻는 질문에 “별도로 발표하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박용만 정용진, 롯데면세점의 아성 넘어설 수 있을까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5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1 전시장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시내면세점 입찰 막판까지 신청을 저울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7월 신규면세점 입찰에서 패배했다. 이번에 기회가 크지 않은데 무리하게 뛰어들었다 또 실패할 경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상대가 한국의 면세점사업을 오랫동안 독점해 온 롯데그룹이라는 점에서 승산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실패할 경우 자칫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이 지난번 신규면세점 입찰을 위해 준비한 조직과 인력은 큰 부담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번 남대문시장에 15억 원을 지원해 콘텐츠 개발에 힘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면세점 입찰에 탈락하고도 남대문시장과 관광인프라 개선사업을 추진하는 등 기회를 엿보고 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오랜 기간 국내 면세시장을 독점한 만큼 관세청 등 주요 정부기관과 끈끈한 유대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그룹이 국감에서 불리한 상황이 연출되지 않는 이상 신세계가 이 자리를 파고들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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