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조선, 건설 등 철강 수요산업이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에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이 철강 재고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제철소에서 감산을 결정할 수도 있어 보인다.
 
[오늘Who] 최정우, 코로나19로 철강 수요 위축에 포스코 감산하나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13일 포스코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코로나19로 철강 수요산업이 위축되면서 포스코는 2020년 2분기에 ‘진짜 고비’를 맞닥뜨릴 것이란 말이 나온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방산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1분기 둔화-2분기 추가 둔화(바닥)-3분기 이후 점진적 회복’의 실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포스코는 2020년 2분기에 별도기준으로 매출 6조9200억 원, 영업이익 448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2분기보다 매출은 7.4%, 영업이익은 38.1% 줄어드는 것이다. 

에너지 컨설팅회사인 S&P 글로벌 플라츠는 올해 유럽에서 자동차산업 침체로 철강 소비량이 2019년보다 89만 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장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23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국내외에서 발주가 감소하고 아파트 분양 등이 차질을 빚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 회장은 포스코 회장에 취임한 뒤 철강사업에서 줄곧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해온 만큼 이번에도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곧바로 국내 제철소에서 감산을 결정할 수도 있어 보인다. 

철강 수요가 급감하는 가운데 기존의 생산량을 유지하면 재고가 늘 수밖에 없고 결국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이는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WTP) 철강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고삐를 죄고 있는 최 회장의 기존 행보와도 들어맞지 않는다.

포스코는 2019년을 기준으로 전체 조강 생산량의 88%를 국내에서 생산했다. 포스코는 2019년에 세계에서 조강 4294만 톤을 생산했다.

세계 철강회사들도 줄줄이 고로 가동을 멈출 정도로 철강 수요산업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포스코도 감산 압력을 크게 받고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세계 최대 철강회사인 아르셀로미탈은 3월 말 이탈리아 타란토 제철소의 생산능력을 25%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인도 최대 민간 철강회사인 JSW스틸도 3월 말부터 생산규모를 축소했다. 

다만 최 회장이 원가 절감방안을 모두 시행해 본 뒤 감산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시선도 있다.

철강회사에게 감산은 최악의 상황일 때 꺼내드는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지는 만큼 자칫 시장의 불안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감산을 시행한 일도 창사 이래 딱 한 번뿐이다.

포스코는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로 제조업 전반이 위축되자 감산체제에 들어갔다. 2008년 12월부터 두 달 동안 57만 톤을 줄였으며 이후에도 감산을 지속하다가 2009년 4분기에서야 공장 가동을 정상화했다. 

포스코는 원가 절감을 위해서 이날부터 철스크랩 구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철스크랩은 고로 제강과정에서 냉각제 역할로 쓰이는데 포스코는 내부에서 나오는 회수철을 철스크랩 대신 사용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직 감산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현업에 있는 임직원들이 고객사들의 움직임과 국내외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