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집값 안정화와 재무부담 완화의 수단으로서 공모리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1일 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변 사장은 2020년 들어 토지주택공사의 리츠사업 범위를 개인투자자 대상의 공모리츠로 확대하고 있다.
리츠는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 자체나 부동산 관련 증권·채권에 투자한 뒤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해주는 상품을 말한다.
토지주택공사는 기존에도 공공임대리츠와 주택개발리츠 등 다양한 리츠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자금을 모으는 대상은 기금이나 기관투자자로 한정했다.
그러나 2020년 1월 ‘고양삼송자이더빌리지 주택개발리츠’ 개인투자자를 공개모집한 것을 시작으로 공모리츠를 연이어 내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 상반기에 ‘김포마송·파주운정3 주택개발리츠’, 하반기에 ‘고양에이 주택개발리츠’ 개인투자자를 공개모집하기로 했다.
토지주택공사가 자산관리회사(AMC)를 맡아 부동산 운영수익을 직접 관리하면서 미분양 물량도 사들이겠다는 방침을 앞세워 투자자를 모을 계획을 세웠다.
변 사장은 공모리츠 활성화를 통해 수도권 집값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부동산정책에 발맞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공모리츠 투자자가 많아질수록 수도권 부동산투자에 쏠려있던 자금도 분산돼 집값은 물론 가계부채 상승폭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2019년 9월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활성화방안’을 통해 세제혜택과 투자정보 제공 등의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2020년 업무계획에도 검사업무 위탁 등의 체계개편안이 포함됐다.
변 사장도 이전부터 집값 안정화의 수단으로서 리츠 다각화에 관심을 보여왔다. 2019년 12월 외부 전문가 대상으로 개방형 관리직을 공개모집할 때도 공모리츠팀장이 포함됐다.
토지주택공사는 3기 신도시 개발 등으로 부채 증가도 예상된다. 2019~2013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도 “정부정책 이행으로 투자 확대에 따른 부채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명시했다.
이런 상황도 변 사장이 공모리츠 확대를 추진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공모리츠가 토지주택공사의 재무부담을 덜어주는 리츠 고유의 강점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토지주택공사가 공모리츠를 내놓으면 관련 부동산개발 비용을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대신 투자자로부터 유치할 수 있다.
공모리츠시장의 중장기 전망도 비교적 밝은 편이다. 2019년 기준 4조 원 규모였던 공모리츠시장 규모가 2021년에 60조 원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정책에 발맞추면서 2020년 주요 경영목표인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공모리츠로 사업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