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형 LG전자 나노셀 AI 씽큐. < LG전자 > |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부사장이 LCD 패널을 사용하는 나노셀 TV로 삼성전자 QLEDTV에 대응하고 있다.
주력제품인 올레드(OLED)TV는 가격이나 화질 특성 등 여러 부분에서 QLEDTV와 차이가 있어 좀 더 직접 경쟁이 가능한 나노셀 TV에 전략적으로 힘을 쓰려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020년형 나노셀TV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프리미엄 LCDTV시장에서 삼성전자 QLEDTV 추격에 나서고 있다.
박형세 HE사업본부장은 최근 2020년형 ‘LG 나노셀 AI 씽큐’를 출시하면서 “나노셀TV를 앞세워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고 글로벌 프리미엄 TV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LG전자는 이전까지 해외에서만 나노셀TV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국내에서는 슈퍼울트라HDTV라고 불렀는데 이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브랜드를 ‘나노셀TV’로 국내외에서 일원화했다.
여기에 크기별·화질별로 나노셀TV 모델을 다양화했다. 프리미엄시장에서 나노셀TV를 올레드TV에 버금가는 주력 제품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LCD패널을 백라이트로 사용하면서 나노입자를 이용해 색표현력을 높여주는 나노셀 기술을 독자 개발해 2017년 선보였다.
LG전자는
권봉석 사장이 HE사업본부장을 맡던 2019년부터 나노셀TV 마케팅에 힘을 실었다. 올레드TV와 함께 나노셀TV를 프리미엄 TV사업의 양대 축으로 한다는 기조를 분명히 했다.
권 사장은 2019년 3월 TV 신제품 발표행사에서 “나노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프리미엄 LCDTV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진행하겠다”며 “나노셀TV는 미세한 분자로 구현돼 고해상도시대에 최적화돼 있다”고 말했다.
2019년 말 권 사장의 뒤를 이어 HE사업본부장에 발탁된 박형세 부사장은 이런 사업전략을 이어받아 나노셀TV를 더욱 확대 강화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노셀 TV는 마찬가지로 LCD를 백라이트로 사용하는 삼성전자 QLEDTV의 대항마로 여겨진다. LG전자가 올레드TV를 주력으로 하고 있음에도 2019년 8K TV 화질 논쟁에서 올레드 TV가 아닌 나노셀TV를 QLEDTV의 비교대상으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에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TV 신제품 발표 하루 전에 나노셀TV 신제품을 발표했다. 나노셀TV가 QLEDTV를 적잖이 의식했다는 시선이 있다.
삼성전자 QLEDTV는 2019년 532만 대 판매되며 LG전자 주력제품인 올레드TV 판매량 165만 대를 크게 앞선 것으로 파악된다.
올레드 TV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지만 QLEDTV 판매량은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QLEDTV가 주도하고 있는 프리미엄 LCDTV시장에서 LG전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나노셀 8K TV 제품군을 기존 75형에서 65형까지 확대했다. 나노셀 4K TV도 55형~86형의 다양한 크기로 선보였다. 8K 모델 9개, 4K 모델 30개를 준비한 삼성전자 QLEDTV에는 미치지 못하나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주력 제품군으로서 구색을 맞췄다.
나노셀TV는 8K TV가 최대 890만 원, 4K TV가 최대 600만 원으로 최상위 모델 기준 1천만 원을 상회하는 QLEDTV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올레드TV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 역시 LG전자가 나노셀TV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올레드TV 주력시장인 유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데다 올레드TV시장 성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 도쿄올림픽이 정상개최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선진국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올레드TV 수요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도쿄올림픽 연기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연기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