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사장은 올해 현대상선의 분기 기준 흑자전환을 목표로 달려왔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배재훈 사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와 협력하고 초대형 선박 12척을 유럽노선에 투입하면 3분기에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2만4천TEU급 초대형 선박 투입과 디얼라이언스 정회원 활동이 모두 4월부터 시작되고 3분기는 전통적 성수기이기 때문에 분기 기준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상선의 2월 중국 관련 물동량은 코로나19 사태에 영향을 받아 2019년 2월보다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컨테이너 운임지수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지수(CCFI)는 2월28일 기준으로 905.4를 보이며 한 달 전인 1월23일보다 6.2% 하락했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도 올해 초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중국 공장들의 가동이 원활하지 않아 중국 관련 물동량이 50% 미만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3월 중하순에는 전년 대비 70~80% 정도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여러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상선 등 국적 해운선사를 돕기 위해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20년 업무보고에서 해운재건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우선적으로 해양수산부는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보증범위를 넓혀 선사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재 해양진흥공사의 보증범위는 해운선사의 자산을 담보로 한 보증으로 제한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담보 없이 신용을 통해 이뤄지는 자금대출도 보증해 해운선사가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때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해양수산부는 ‘우수선주 인증제도’를 시행해 해운선사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우수선주 인증제도란 우수선사로 인정된 기업에게 항만시설을 사용하거나 정부사업에 참여할 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해양수산부는 현대상선을 위한 특별 지원대책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양수산부는 현재 현대상선이 고가로 구입하거나 빌리고 있는 컨테이너를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경기와 시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컨테이너 박스 1개 당 구매비용은 500만 원 안팎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상선은 현재 약 45만TEU의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을 보이고 있는데 2만4천TEU급 초대형 선박 12척과 1만5천TEU급 선박 8척 등을 새로 인수하게 되면 80~90만TEU의 선복량을 확보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컨테이너선사는 선복량의 1.5배 정도의 컨테이너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컨테이너 지원정책 검토는 현대상선에 의미가 크다.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2020년 업무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해양진흥공사에서 컨테이너를 매수해 저렴한 임차료를 받고 현대상선에 임대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며 “정책적 지원방안을 통해 현대상선의 선복량 순위를 현재 10위에서 5위까지 끌어올리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번 정부의 지원정책으로 배재훈 사장의 어깨가 가벼워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 3년차를 맞아 국적해운선사의 흑자전환과 매출 40조 원 달성을 목표로 대대적 지원에 나선 만큼 현대상선도 이에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