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비롯한 여행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생존위기를 맞고 있다.
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중소여행사들의 폐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여행업계 선두업체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유인태 모두투어 사장. |
한국여행업협회는 여행정보센터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올해 2월 한 달 동안 폐업을 한 여행사는 48곳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영상황이 어려운 영세 여행업체들은 직원들에게 무급 휴직을 권장하거나 고용유지 지원금을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월29일부터 2월24일까지 휴업이나 휴직조치를 하고 고용노동부의 고용유지 지원금을 신청한 여행업체는 411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행업계 1위와 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국을 출발하는 여행객의 입국 금지 및 제한을 시행하는 나라가 늘어 위기를 느끼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2월29일 기준으로 한국을 출발하는 여행객의 입국 금지 및 제한을 실시하는 나라는 모두 71곳에 이른다.
패키지여행객 감소에 이어 코로나19에 따라 해외국가들의 입국금지조치까지 더해지면서 여행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하나투어의 1월 패키지 여행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감소한 데 이어 2월부터 4월까지 패키지 여행객 예약률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하나투어 주가도 코로나19에 크게 영향을 받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투어 주가는 국내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1월20일 하루 동안에만 5% 이상 급락했다. 주가는 국내 첫 확진환자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5만6천 원을 웃돌았으나 2월28일 기준으로 4만2300원까지 떨어졌다.
하나투어는 일본여행 자제 움직임에 따라 2019년 4분기 매출 1626억 원, 영업손실 67억 원을 내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보였는데 올해 코로나19 발생이 이어지면서 실적 후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는 하나투어재팬과 비즈니스호텔부문 모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수익성이 악화해 올해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일본여행 자제 움직임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중국 및 동남아시아 여행이 급감하고 있다”며 “하나투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본 노선 회복이 지연되면서 2020년 1분기에 적자폭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투어 역시 잇따른 악재를 맞아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당초 증권업계는 모두투어가 1분기부터 실적 개선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면서 중국 패키지여행 수요에 타격을 입으면서 2020년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모두투어는 2019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 654억 원을 냈고 영업손실 13억 원을 보였는데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실적 개선의 시점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단축근무제와 임금 삭감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위기 극복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3월1일까지 임직원 재택근무를 실시한 데 이어 3월부터 5월까지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주3일 근무제를 시행한다. 모두투어도 3월부터 최대 두 달간 급여를 70%까지만 주는 유급휴직을 실시한다.
정부도 여행업과 관광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2월28일 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여행업과 관광숙박업 및 관광운송업 등을 '특별 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관광업 분야에 지역신용보증재단과 농협과 연계해 500억 원 규모의 무담보 신용보증부 특별융자를 신설한다. 또한 2% 수준의 일반융자도 800억 원 규모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여행 자제 움직임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 남아있는 해외여행 예약은 물론 신규 예약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 정부의 지원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