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가 웅진그룹에서 떨어져 나가 '코웨이'가 된 후 실적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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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현 코웨이 대표 |
코웨이는 28일 올해 1분기 매출액 4948억 원, 영업이익 89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4%, 29.7% 증가한 것이다.
웅진코웨이가 웅진을 버리고 코웨이가 된 것은 지난해 1월이다. 그 후 일 년 동안 코웨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1년 동안 영업이익이 50% 상승했다.
매각 추진 전 평균 3만5천~4만 원대를 오갔던 주가도 매각 후 계속 상승해 지금은 8만 원대다. 곧 10만원을 넘길 것이라는 보고서도 쏟아지고 있다. '웅진'을 버리고 코웨이가 잘나가는 비결은 무엇일까.
◆핵심역량에 투자
코웨이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룰루비데, 음식물처리기 등의 생활환경가전의 렌탈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다. 그런데 웅진시절 이와 관련 없는 일에도 손을 뻗었다.
코웨이는 2008년 800억 원을 들여 웅진케미칼(현 도레이케미칼)의 지분 40%를 인수했다. 코웨이는 800억 원을 들이고도 한 번도 배당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웅진케미칼의 주식을 처분할 수 없었던 이유는 지배구조 때문이었다. 윤석금→웅진홀딩스→웅진코웨이→웅진케미칼의 구조로 윤 회장의 지배력이 웅진케미칼까지 이어졌다. 웅진코웨이는 웅진그룹의 세를 불리기 위한 '돈줄' 역할을 했던 셈이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며 웅진케미칼 주식부터 팔아버렸다. 그렇게 번 돈 1800억 원은 고스란히 코웨이를 위해 썼다. 차입금과 부채를 모두 갚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매각대금 같은 목돈이 들어오면 그룹의 다른 계열사 신사업에 계속 투자했을 것" 이라며 "이젠 수익이 나면 회사 자체를 위해서만 쓰니까 주가도 올라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웨이가 2010년 시작한 화장품사업도 돈이 줄줄 새어나가는 곁다리사업이다. 탤런트 고현정을 앞세운 '리엔케이'는 매년 100억 원 이상 적자를 냈다. 정수기회사에서 뜬금없이 화장품 사업을 추진했던 이유 역시 윤석금 회장의 선택 때문이다.
윤 회장은 코리아나 화장품을 업계 2위로 키운 과거가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웅진그룹 내에서도 매출 2위인 알짜계열사였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로 회사가 위기에 처하자 윤 회장은 1999년 코리아나화장품을 팔았다. 그 돈으로 회사를 살렸다. 그래서 코웨이가 다시 화장품사업을 한다고 발표했을 때 윤 회장의 '한풀이'라는 평이 많았다.
이런 이유로 MBK파트너스가 코웨이를 인수할 때 화장품 사업을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의외로 화장품사업부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리고 P&G와 제일모직 패션부문 상무를 거친 황진선씨를 코스메틱사업본부장으로 영입해 적자폭을 줄여가고 있다.
코웨이 화장품사업부는 매장판매보다는 정수기로 구축한 방문판매 채널을 강화해 흑자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최근에 홈쇼핑 방송과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 MBK파트너스의 역할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기업을 사서 재무구조를 개선해 몇 년 뒤 비싼 값으로 되파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다. 그만큼 수익성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MBK가 인수한 기업은 코웨이까지 모두 16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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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인수 후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김동현 대표를 새로 임명했지만 그 역시 웅진코웨이 출신이다. 조직을 잘 아는 사람이 수장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준수했다.
인수 후 MBK는 매달 경영위원회를 열어 김 대표와 만나 경영협의를 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대주주들(MBK)이 해약률을 낮추거나 수수료 개선을 위해 구체적 데이터가 있는 자료를 들고 제안을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아주 신선했다"고 평가했다.
MBK파트너스는 1조2천억 원을 들여 코웨이를 인수한지 1년 만에 5800억 원의 수익을 냈다. 코웨이의 주식이 크게 올라 차익이 생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받은 650억 원까지 더하면 수익 규모는 6500억 원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연구원은 "MBK가 코웨이를 인수한 것은 성공적 투자로 볼 수 있다"며 "웅진홀딩스 지배 아래에서 가려져 있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끌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