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전에 인수했던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이번에 매각해야 하는 얄궂은 처지에 놓여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선이나 해양과 관련 없는 6개의 계열사 매각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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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21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정 사장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매각하기로 한 6개 계열사에 대우조선해양건설도 포함됐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정 사장이 2006년 조선업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300억을 들여 직접 인수했던 회사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한때 모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의 성장을 이끄는 기대주였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극심한 적자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실적부진으로 매각 대상 1순위에 올랐다.
정 사장은 2006년 JR종합건설과 장유건설을 인수했다. 두 회사가 합병해 대우조선해양건설이 탄생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토목건축부문의 일감을 대우조선해양건설에 공격적으로 몰아줬다.
도크확장, 신규 조선소 설립 등 대우조선해양의 물량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몫이 됐다. 조선업이 호황이던 당시 해양토목건축 일감이 넘쳐났고 대우조선해양건설도 승승장구했다.
정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쳤다.
글로벌 경제위기는 조선업 침체를 낳았고 해양토목건축 일감도 급감했다.
먼저 내부일감이 줄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은 2008년 76.7%에서 2014년 13%로 떨어졌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독자생존을 모색하기 위해 외부일감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글로벌 위기로 굴지의 조선사들이 긴축경영에 나선 탓에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관급공사와 주택분양과 같은 사업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대부분의 관급공사는 최저입찰제 수주다 보니 원가율이 높아 수익성이 낮았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지난해 매출을 대부분 주택분양에서 거뒀다. 내부거래로 일으키던 매출을 외부일감으로 채우다 보니 수익성은 점점 악화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재무상태는 악화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제자리걸음이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매출은 2007년 1293억 원에서 2014년 5792억 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0억 원에서 89억 원으로 소폭증가에 그쳤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2012년 영업적자 247억 원을 냈다가 2013년 흑자전환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부채와 차입금도 늘었다. 부채비율은 2007년 88%였는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6.7%로 급증했다. 총차입금은 지난해 기준 1704억 원으로 2008년보다 1600억 원 넘게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