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연결기준 실적은 대부분 현대건설과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실적으로 구성된다. 외형만 따졌을 때 이들이 2019년 연결기준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8%, 24%가량이다.
그런데 영업이익 비중 측면에서 살펴보면 현대건설 50%, 현대엔지니어링 39%로 두 회사의 차이가 크게 좁혀진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현대건설 본사가 4.4%, 현대엔지니어링이 6%로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 본사보다 1.6%포인트가량 높다.
현대건설 본사가 현대엔지니어링과 비교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에 미치는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셈이다.
현대건설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7조3천억 원, 영업이익 8821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5%
증가했지만 박 사장이 애초 목표로 제시했던 영업이익 1조 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박 사장은 2019년 ‘그레이트컴퍼니 현대건설’을 앞세워 영업이익 1조 클럽 재진입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38.62%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경영은 각각의 전문경영인체제로 확실히 분리돼 있다. 이에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을 위해서는 박 사장이 이끄는 현대건설 본사가 분발해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건설 연결 영업이익이 1조 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별도실적이 저조하기 때문”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현대건설 본사 실적이 상대적으로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해외사업 원가율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은 2019년 별도기준으로 해외사업 원가율 99.8%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에는 해외 원가율을 95%까지 개선했지만 4분기 해외현장에서 추가 원가 800억 원 등이 발생하면서 4분기에만 해외 원가율 105%를 나타냈다.
2014년 이전에 저가로 수주했던 해외사업들에서 부실요인이 추가로 나왔기 때문이다. 박 사장 취임 첫 해였던 2018년 101.4%로 마이너스 수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사정은 나아졌지만 갈 길이 녹록지는 않은 셈이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사업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 원가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주택에서는 현대건설 본사와 현대엔지니어링이 80% 중후반의 비슷한 원가율을 내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3~4%포인트가량 현대엔지니어링이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엔지니어링 특성상 설계와 원가관리에 강한 데다 해외 EPC(설계·조달·시공)부문에 뛰어든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아 2010년 초반의 건설업계의 '중동 저가수주 대란'에서 비껴간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건설 본사의 해외 부실현장은 올해부터 대부분 정리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2020년 해외원가율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난해 4분기 기점으로 저수익 공사가 모두 마무리된 데다 2019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프로젝트 매출이 1조 원 이상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주택 공급도 2019년 달성하지 못한 물량이 올해로 넘어오면서 별도기준의 수익성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올해 서울 둔촌주공아파트 등 이월된 현장 5천 세대를 포함해 주택분양 2만850세대를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별도기준 해외수주도 지난해 4조4천억 원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8조 원을 올해 목표로 삼았다. 1월 한 달에만 해외수주 2조 원 이상을 거뒀는데 이런 흐름을 지속한다면 올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외사업 원가율은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해외 EPC에서 기본 경쟁력을 높여 양질의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고급 설계인력을 확충해 입찰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