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직급체계 개편을 조직 슬림화의 계기로 삼을까?
20일 GS건설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임 부회장이 최근 GS건설의 직급체계를 2단계로 줄인 것은 조직 유연화를 통해 신사업 등으로 인력 재배치를 가속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직급체계를 단순화하면 직급에 따른 서열 구분이 사라지면서 인사이동과 관련한 부담을 덜고 인력을 신사업 관련 계열사 등으로 배치하는 일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GS건설이 향후 인력규모를 축소할 때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임 부회장은 평소 고위 임원들에게 건설사업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의견을 자주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5천 명에 이르는 정직원 규모를 3천 명 안쪽으로 줄여야 GS건설이 미래에도 경쟁력을 지닐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의중도 자주 드러내는 것으로 파악된다.
GS건설을 비롯한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업체와 비교해 플랜트사업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인다고 하기 어려운 데다 국내 주택시장도 정부 규제 등으로 향후 성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 부회장이 GS건설 대표를 맡은 2013년 말 정직원 숫자는 5657명이었다. 이후 해마다 조금씩 감소해 올해 3분기 말 4914명까지 줄었다.
그럼에도 GS건설 정직원 숫자는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시공능력 평가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비교해도 8%가량 많은 수준이다.
GS건설이 최근 추진하는 직급체계 개편과 신사업 확장 기조가 임 부회장의 조직 슬림화 구상을 구체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GS건설은 18일 직급체계를 2단계로 개편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내부 공지를 통해 알렸다.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의 사원 대리 과장은 ‘선임’으로, 차장 부장은 ‘책임’으로 묶이게 된다. 19일에는 차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사 간담회도 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GS그룹 전체에서 처음 시도하는 직급개편으로 GS건설 내부에서는 직원 연봉 감소 등 처우와 관련해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급체계가 줄어들면 승진할 때마다 크게 뛰었던 연봉체계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최근 해외 자회사 GS이니마를 통한 브라질 수처리업체 인수합병(M&A) 등 신사업과 관련한 사업 확장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신사업으로 인력을 재배치하면 본사 규모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직급체계 간소화는 인력 재배치 문제라기보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통해 구성원들의 창의력을 높이고 업무 위주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