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한 ‘우리들병원 특혜의혹’을 놓고 “정상적 대출”이라고 일축했다.
이 회장은 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들병원 대출이 정치 쟁점화하는 게 안타까운 일”이라며 “대출은 정상적인 것으로 절차적으로나 대출기준에서 하등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들병원이 모은 담보가격이 1천 억원인 데다 5년 동안의 매출채권 8천억 원을 담보로 잡았기 때문에 충분히 해줄 수 있는 대출”이라며 “2017년까지 원활하게 아무런 문제없이 원리금 상환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2년과 2017년 대선기간에 대출이 나왔다는 교묘한 스토리텔링으로 정치적 의혹을 제기한다”며 “산업은행 회장으로 있으면서 느낀 가장 큰 고통은 대한민국 불신의 골이 깊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에 앞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이상호 회장 소유의 우리들병원이 2012년 9월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에서 1400억 원을 대출을 받은 게 특혜였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경찰의 조사가 중단된 배경에 정권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심 의원은 우리들병원이 2017년 산업은행으로부터 796억 원을 추가로 대출받은 점도 문제삼고 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예정된 기간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산업은행은 매각과 관련해 원칙과 기준을 제시했고 매각 당사자는 기업들이므로 그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도록 관리만만 한다”며 “(논란이 되는 구주 가격은) 양쪽 당사자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살리자는 차원에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뒷받침해줬다”며 “자기가 키워온 기업이 어려울 때 미련을 끊고 살릴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훌륭한 기업인의 덕목”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KDB생명보험 매각을 놓고는 매각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 회장은 “최근 시장의 인식에 동의한다”면서도 “원매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달려있어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2년 여에 걸친 작업으로 이제 액수는 많지 않지만 흑자기조이고 2∼3년만 가면 굉장히 좋아질 것”이라며 “팔 수 있을 만큼의 ‘퀄리티’가 됐다”고 자신했다.
이 회장은 국책은행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놓고는 불만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기자에게 “디지털 전환을 위해 외부인사를 영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산업은행은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기 때문에 내가 직원들 월급 하나를 제대로 못 주는데 시중은행 부행장 월급이라도 줘야 외국에서 전문인력을 데려온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외부인력을 자유롭게 데려올 수 있어야 경쟁력이 높아지는데 그런 면에서 국책은행은 한 손을 등 뒤에 묶고 경쟁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그런 제한을 어떻게 풀 것인지 고민해야 하고 경영 자율성을 확보해 달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